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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40% 급감…12개월 연속 무역적자 늪 빠지나

관세청 '2월 1~10일 수출입동향'

에너지 수입 탓 적자 49억 달러

올해 누적적자 벌써 176억 달러

최대 교역국 中 수출 13.4% ↓

리오프닝 효과에 반등 기대도





이달 들어 10일까지 무역적자 규모가 벌써 50억 달러에 육박하며 12개월 연속 적자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1년 새 수출액이 40%나 급감했고 최대 교역국인 대(對)중국 수출은 10% 넘게 줄어들었다.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이 다시 폭증하면서 무역적자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3일 관세청이 발표한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2월 1~10일(통관기준 잠정치) 수출액은 176억 1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9% 늘었다. 하지만 설 연휴로 늘어난 조업 일수를 고려한 일 평균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4.5% 감소했다.

특히 수출 효자 품목이던 반도체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7%나 급감했다.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연속 감소세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락의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무선통신기기(-8.3%), 가전제품(-32.9%), 컴퓨터 주변 기기(-45.6%) 등의 수출도 크게 줄었다. 반면 승용차는 1년 전보다 수출액이 166.8% 늘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도 1년 전보다 13.4% 줄었다. 지난해 6월부터 9개월째 수출이 뒷걸음질친 탓에 대중 무역수지도 1억 56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대중 수출 감소 폭은 1월(31.4%)보다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225억 8800만 달러로 16.9% 증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고공 행진하고 있는 에너지 가격이 수입액 증가를 이끌었다. 이달 10일까지 에너지 수입액은 66억 3600만 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29.3%를 차지했다. 원유(44.9)와 가스(86.6%), 석탄(60.3%)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은 1년 전보다 59.4%나 폭증했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늘어난 탓에 무역수지 적자는 49억 7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무역적자 행진이 12개월째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12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더욱이 올해 들어 누적 적자 규모는 176억 22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벌써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적자(475억 달러)의 40%에 육박하고 있다.

다만 중국의 리오프닝 본격화는 우리 수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대중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반도체 수출이 40%나 감소했음에도 전체 수출 감소 폭이 10% 내외에 그쳤던 것은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무역협회는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16%포인트, 수출은 0.55%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만큼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며 “중국의 리오프닝과 한국인 단기비자 제한 조치 해제는 단기적으로 우리 무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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