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안다자산운용이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케이티앤지(KT&G(033780))에 주주제안을 제출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주제안에는 사외이사 정원을 2명 증원, 신규후보 4인 추천, 배당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15일 안다자산운용은 KT&G에 사외이사 정원을 현재 6명에서 8명으로 증원할 것을 제안하고 4명의 후보를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14일 접수했다고 밝혔다. 현재 KT&G 전체 이사 수는 8명이며 이 중 사외이사는 6명이다. 이번 정기주총에서 기존 사외이사 2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안다자산운용 측은 “정관상 보장된 이사 수는 10명”이라며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정원을 2명 더 늘리는 안건을 제안하며 사회이사 4명의 후보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대표이사가 사외이사를 임명하고 사외이사가 대표이사를 추천하는 KT&G의 ‘셀프 연임’ 고리를 끊기 위해선 일반 주주의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가 더 많이 이사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KT&G 측에선 이에 대해 “사외이사는 독립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후보를 주총 때 주주들의 결의로 최종 선임하고 있다”며 “'셀프 연임'이라는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안다자산운용이 사외이사 증원를 주장하는 이유에는 한국인삼공사의 인적분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함도 있다. 안다자산운용은 한국인삼공사의 인적분할을 이번 정기주총 안건으로 정식 제안했다. 다만 주총에서 인적분할 안건이 통과 되더라도 이사회에서 후속 업무 처리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사회에서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반 주주 측 사외이사가 다수 참석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안다자산운용이 추천한 4인의 사외이사 후보는 김도린 전 루이비통코리아 전무, 이수형 법무법인 메리트 변호사, 최혁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위원 박재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다.
안다자산운용은 이번 주주제안에 KT&G가 배당금을 1주당 7867원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지난해 말 KT&G는 1주당 5000원의 배당을 확정했다. 안다자산운용은 KT&G가 보유한 현금 자산을 2조 원 정도로 보고, 이 중 1조 원 규모를 3년에 걸쳐 배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철홍 안다자산운용ESG투자본부 대표는 “KT&G의 대표이사 선임절차를 투명하게 바꾸고 회사의 외형뿐 아니라 실질 주주가치도 외형에 걸맞은 수준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며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은 회사의 사업적 측면 뿐 아니라 지배구조 투명성 개선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다자산운용의 펀드는 국내 투자자들로 구성돼 있어 대상회사와 국내 일반 주주들이 모두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 목표”라며 “토종 국내 행동주의 펀드들에게 많은 지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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