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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FOCUS] “전장 올 수주잔고 100조”…新성장공식 쓴 LG전자

■구광모, 과감한 육성 결단 '결실'

2년전 60조서 해마다 20조 '쑥'

자율차·전기차 시장 성장 따라

불황기 불구 나홀로 실적 급증

유럽行 관측에 "올 영업익 2배"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미래 사업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066570)가 미래 먹거리 사업인 전장 부문의 약진에 힘입어 비즈니스 체질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TV·세탁기·냉장고 등 전통 가전제품 제조사에서 미래차 산업의 일익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변신하면서 불황기에 실적까지 선방하는 모양새다. 전자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전장 부문 수주 잔고가 올해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앞으로 전체 기업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15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LG전자의 전장 사업을 맡은 VS사업본부의 수주 잔고가 지난해 연말 80조 원 수준에서 올해 말 100조 원 안팎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 이 회사의 전장 수주 잔고가 60조 원가량으로 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년 20조 원씩 수주를 따내는 셈이다. 올해 예상 수주잔고 실적을 달성하면 LG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 83조 4673억 원보다 더 많다. 앞으로 몇 년 동안 LG전자의 매출의 상당 부분을 전장 사업이 책임지는 구조가 완성됐다.

수익도 점차 안정화하고 있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지난해 2~4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거두며 사업 개시 9년 만에 처음 연간 흑자(1696억 원) 기조로 돌아섰다. 전장 사업 매출 비중도 10.4%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전체의 10%를 넘어섰다. 이는 글로벌 소비 둔화로 전년도보다 연간 영업이익이 줄어든 가전·TV 사업과는 반대 흐름이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693억 원)은 전통 제품들의 판매 부진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90.7%나 줄어들었다. LG전자는 불황 속 유일하게 실적 개선에 성공한 VS사업본부 임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기본급 550%에 해당하는 경영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위기를 극복할 해법으로 ‘체질 개선’을 제시하며 “전장 사업이 고속도로 위로 올라갔으니 액셀레이터를 밟을 일만 남았다”고 자신했다.

LG전자가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차량용 오디오 사업부를 VS사업본부로 출범 시킨 것은 2013년이다. VS사업본부는 사업 초기만 해도 시장이 크게 열리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5년 4분기(50억 원)를 제외하고 무려 25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그러다가 2018년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그룹 차원의 힘을 받기 시작했다. 구 회장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과감히 결정하고 이를 대체할 미래 사업으로 전장 부문을 낙점했다. LG전자는 그해 오스트리아 발광다이오드(LED) 차량용 램프 회사인 ZKW를 인수했다.

VS사업본부는 이후 글로벌 자율주행·전기차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LG전자의 신시장을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아날로그 계기판을 대체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는 이미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로 도약했고 전기차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부문도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2021년 7월 글로벌 전장업체 마그나와 손잡고 설립한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이 전기차 부품 사업에 날개를 달았다. GM·포드 등 북미 완성차 업체들을 주요 고객사로 둔 만큼 해당 지역 전기차 확대의 수혜를 그대로 흡수했다. VS사업본부는 지난해 수주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연말 기준 잔고 목표치(65조 원)를 15조 원가량이나 초과했다. 김주용 LG전자 VS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지난달 27일 실적발표회에서 “제품별 수주잔고 비중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이 60%대 중반, 전기차 부품이 20% 정도, 차량용 램프가 10% 중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VS사업본부가 올해에도 LG전자 내에서 유일하게 대폭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북미 전기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의 수주 증가 흐름이 기대치를 여전히 웃도는 데다 마그나의 주력 고객인 유럽 업체들을 상대로도 수주를 추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포테인먼트 차량 탑재율 증가, ZKW의 유럽 수주 회복세도 호재로 지목했다.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전세계 전장사업 시장 규모가 2024년 4000억 달러, 2028년 7000억 달러를 각각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장 사업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98% 증가한 3357억 원으로 추정된다”며 “전체 영업이익 비중도 지난해 4.9%에서 올해 8.3%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VS사업본부는 향후 LG전자의 성장을 이끌 핵심 사업부”라며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은 북미 전기차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 기업이고 매출처도 유럽으로 다변화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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