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바이오기업 엔지켐생명과학(183490) 주식 420만 주를 지난해 매도하면서 약 200억 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3월 주관한 엔지켐생명과학 유상증자에서 발생한 실권주를 인수했으나 주가가 계속 떨어지면서 대규모 손실을 봤다.
15일 엔지켐생명과학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해 10월 말부터 12월까지 보유하고 있던 엔지켐생명과학의 주식 420만56주(4.98%)를 1900원 안팎에 전량 매도했다. 작년 7월 실시한 무상증자(1주당 5주)를 감안하더라도 실제 매도 가격은 1만1400원~1만3200원 선이다. 유상증자 당시 KB증권의 매수 단가는 주당 2만8620원이었다.
KB증권은 지난해 2월 말 엔지켐생명과학의 3015억7000만 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대표주관사로 참여했다. 시설자금 271억 원과 운영자금 1244억 원, 채무상환자금 1500억 원 등을 조달을 위해서였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하면서 KB증권은 약 1091억 원 규모(380만9958주) 주식을 떠안으며 최대주주(27.97%)가 됐다.
KB증권은 작년 7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트리니신기술조합 등을 대상으로 엔지켐생명과학의 주식을 매도했다. KB증권이 주식을 팔아 다시 손에 쥔 현금은 엔지켐생명과학으로부터 받은 인수 수수료와 실권 수수료를 포함해 743억5435만 원 가량이다. 금리 인상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회사의 임상 실패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엔지켐생명과학의 주가가 폭락해 2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이다. 이날 기준 엔지켐생명과학의 주가는 1658원으로 전일 대비 2.47%포인트 떨어진 가격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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