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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조 시장 잡자" 디지털 치료기기 쑥쑥 큰다

■디지털치료앱 '솜즈' 국내 첫 허가

의약품 없이도 불면증 개선 효과

ADHD 등 치료기기 30개도 개발 중

시장규모 10년간 20% 성장 전망

처방 활성화·빅데이터 공유도 과제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5일 충북 청주시 식약처에서 국내 첫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허가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충주=연합뉴스




국내 업체가 개발한 불면증 개선 모바일 앱이 디지털 치료기기로는 처음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정부가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을 권장하는 상황에서 약 30개 제품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허가 제품은 머지 않아 두 자리 수로 늘어날 전망이다.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은 매년 20% 이상 성장해 2030년에는 글로벌 시장 규모 3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K-디지털 치료기기가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우선 국내에서 처방 활성화·건강보험 적용이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비대면 진료 허용 및 의료 빅데이터 공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15일 충북 오송 식약처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국 디지털 치료기기 '솜즈'의 품목 허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환자가 부작용에 대한 큰 우려 없이 언제 어디서든 이용하기 쉬운 것이 특징이다. 해외에서도 디지털 치료기기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가 허가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독일·영국 등 14개국이다.





김재진 대한디지털치료학회장은 "앞으로 디지털 치료기기가 다양한 질병의 치료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임상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기기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0년 35억 3700만 달러(4조 5082억 원)에서 연평균 20.6% 성장해 2030년 235억 6900만 달러(30조 41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1호 타이틀을 거머쥔 에임메드의 솜즈는 불면증 증상 개선용으로 개발됐다. 솜즈는 수면 습관 교육·실시간 피드백·행동 중재 등을 6~9주간 수행해 불면증 증상을 개선한다. 식약처는 에임메드가 솜즈에 대해 국내 임상시험 기관 3곳에서 6개월 간 실시한 임상 결과를 검토했다. 식약처는 솜즈 사용 전후에 불면증 심각도 평가 척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솜즈가 식약처 허가 포문을 열면서 불면증 이외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다른 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허가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발 중인 디지털 치료기기는 30여 개로 추산된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의 디지털 치료기기 상용화를 위해 건강 보험 체계 편입 등 추가 절차가 필요하다. 솜즈는 혁신 의료기기로 지정돼 병원에서 이용할 순 있지만 아직 건보 급여체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디지털 치료기기 지위를 명확히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현재 의사 처방 여부나 판매 방식을 정하지 않은 의료기기로 분류된다.

K-디지털 치료기기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 비대면 진료 도입, 의료 빅데이터 공유는 필수라는 목소리도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의사 힘이 강한 우리나라 의료 환경과 협소한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국내 시장만 보고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며 “디지털 치료기기는 비대면 진료, 의료 빅데이터 확보가 가능해야 진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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