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국내 사업은 이국환 신임 대표에게 일임하고, 우아DH아시아 의장으로서 글로벌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우아한형제들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지난달 초 대표직을 사임했다. 2011년 3월 우아한형제들을 설립한 지 약 12년 만이다. 다만 사임 후에도 이사회 의장으로 사내이사직은 계속 유지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책임과 권한을 신임 이국환 대표에게 일임하고, 신임 대표가 책임 경영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단일 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지난 2010년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출시했다. 음식 전단지를 앱에 옮겨 놓은 배민은 출시 1년여 만에 사용자 수 200만 명을 돌파했고, 굵직한 투자를 연이어 유치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디자이너’ 출신인 김 의장이 주도하는 ‘B급 감성 마케팅’은 치열한 배달 시장에서 확실한 차별점을 만들어줬고, 배민은 배달통을 제치고 단숨에 업계 1위에 올랐다. 2021년 3월에는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됐다. 당시 우아한형제들이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40억 달러(한화 약 4조7500억 원)다.
앞으로 김 의장은 국내 사업보다는 우아DH아시아 의장직을 계속 수행하면서 DH의 아시아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아DH아시아는 DH와 우아한형제들이 50대 50 비율로 2021년 1월 싱가포르에 세운 합작 법인이다. 특히 배민은 지난해 쇼피, 라자다, 그랩 등에 이어 베트남 e커머스 기업 순위 4위에 올랐다. 음식 배달 플랫폼 중에서는 그랩푸드, 쇼피푸드와 더불어 톱3 플랫폼으로 불린다.
한편 배민은 지난 2021년 연 매출이 전년 대비 94% 늘어난 2조 8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6.7배 늘어난 756억 원을 기록했지만 김 의장이 일시적으로 직원 등에 지급한 주식 보상 비용 999억 원이 인건비로 처리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243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앞으로 우아한형제들은 음식 배달 뿐만 아니라 e커머스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사업 다각화와 수익성 개선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