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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회사채 '줍줍' 나선 기관들…SK에코플랜트·HD현대도 '뭉칫돈'

"금리 고점" 인식에 기관 매수세 잇따라

가격 덜 오른 저신용 회사채에도 뭉칫돈

SK에코플랜트 자회사인 환경시설관리가 운영 중인 하수처리시설




회사채 시장이 연일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발 노동지표 등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채권에도 추후 시세차익을 노린 매수세가 쏠리는 모습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전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5080억 원의 인수 주문을 받아 흥행했다. 300억 원 모집하는 1년물과 2년물에 각각 960억 원과 2130억 원이 몰렸으며 400억 원 어치 발행하는 1.5년물에는 1990억 원이 들어왔다.



신용도가 'A-'로 낮고 경기민감도가 높아 투자자들이 기피하는 건설채임에도 추후 가격 상승을 기대한 투자 수요가 몰렸다. 캐리트레이드(금리 차에 따른 수익 실현)를 노린 투자자들이 더이상 급격한 금리 상승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공격적으로 인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날 매수세가 몰리면서 SK에코플랜트의 회사채 발행금리는 △1년물 5.197% △1.5년물 5.336% △2년물 5.296% 선으로 결정됐다. 각각 회사의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가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 대비 -10bp(1bp=0.01%포인트), -11bp, -25bp 낮은 수준으로 추후 금리가 내리면 가격이 올라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회사가 추진 중인 환경·에너지 사업이 자본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이라며 "2020년 이후 환경, 연료전지, 해상풍력 등 신사업을 다각화하면서 타 건설사 대비 상대적으로 경기대응력이 양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같은날 시장을 찾은 HD현대(267250)에도 모집액(500억 원)의 10배가 넘는 자금이 쏟아졌다. 200억 원 모집한 2년물에 3390억 원, 300억 원 어치 발행하는 3년물에 2620억 원이 들어왔다. 배당금 수익을 기반으로 회사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신용도가 'A-'에서 'A'로 상승한 영향이 컸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이 미쳐 비우량 회사채에도 인수 자금이 밀려들고 있다"며 "회사채 스프레드(국채와의 금리 차)가 가파르게 줄어든 우량등급 채권 대비 가격이 아직 낮아 시세차익을 노린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2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둔 포스코케미칼(003670)에도 1조5500억 원의 뭉칫돈이 쏟아졌다. 신용등급이 'AA'로 우량하고 올해 처음으로 발행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이라는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3년물(1500억 원)에 9800억 원, 5년물(500억 원)에 5700억 원의 인수 자금이 들어오면서 민평금리 대비 각각 -35bp, -47bp 낮은 수준에서 발행금리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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