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이 마일리지로 구매하는 보너스 좌석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4월 마일리지 공제율을 조정하는 스카이패스 개편안 시행을 앞두고 마일리지 보너스 좌석을 구매하기 어렵다는 소비자 불만이 폭발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나서 마일리지를 ‘빛 좋은 개살구’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16일 항공 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보너스 좌석 비중을 기존 ‘전체 좌석의 5% 이상’에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다음 주 발표한다. 보너스 좌석 확대 규모는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보너스 좌석을 예약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배정하고 있다. 비성수기 때는 5% 이상의 보너스 좌석이 배정되지만 성수기 때는 5%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개편안도 냈다. 대한항공은 4월부터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지역에서 '운항 거리'로 바꾸는 스카이패스 제도 개편안을 시행할 계획이었다. 현재 국내선 1개와 동북아, 동남아, 서남아, 미주·구주·대양주 등 4개 국제선 지역별로 마일리지를 공제했지만 앞으로는 운항 거리에 비례해 국내선 1개와 국제선 10개로 기준을 세분화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천~뉴욕 구간의 프레스티지석을 보너스 항공권으로 구매하려면 종전에는 편도 6만 2500마일이 필요했지만 개편안이 시행되면 9만 마일이 필요하다. 다만 일부 노선에서는 공제 마일리지가 줄어든다. 편도 기준으로 3만 5000마일을 공제했던 하와이의 경우 3만 2500마일로 줄어들게 됐고 일본 후쿠오카도 종전 1만 5000마일에서 1만 마일로 감소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마일리지 활용에 제약이 있는 데다 일부 노선은 더 많은 마일리지를 소진해야 하는 탓이다. 여기에 주무 부처장인 원 장관도 이날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은 고객들이 애써 쌓은 마일리지의 가치를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항공사 마일리지는 적립은 어렵고 쓸 곳은 없는 소위 ‘빛 좋은 개살구’”라며 “코로나19로 지난 3년간 쓸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보너스 좌석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추가 개편안을 마련, 다음 주에 발표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성수기 때도 기존보다 보너스 좌석 비중을 확대하고 별도로 보너스 좌석 비중이 높은 특별기 운항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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