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일감 2배 늘었는데 ‘주52 시간’에 발목…“공수 30% 부족”

■납기 못 맞출라…조선업계 '비상등'

3413만CGT '수주 호황' 속에도

인력 확충 어렵고 되레 이탈까지

빅3 공정 진행속도 점차 느려져

업계 “경직된 노동 규제 손봐야”

대우조선해양의 한 근로자가 옥포조선소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조선 일감이 예년 대비 두 배 넘게 늘었지만 주52시간제에 일할 시간이 꽉 막혀 납기 차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요 조선소들은 늘어난 일감에 근로시간도 20~30%가 더 투입돼야 공정을 처리할 수 있는데도 주52시간에 막혀 인력 운용에 제약이 따른다고 지적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상균 현대중공업(329180) 사장은 최근 사내 온라인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올해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지난해보다 30% 더 많은 3091만 공수가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2336만 공수를 투입해 수주 물량을 처리했다. 1공수는 야근 없이 하루 8시간 근무를 뜻한다. 현재 인력이 유지된다면 단순 계산으로도 근무시간을 30% 더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수주 호황 등에 2021년과 지난해 각각 1786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 수), 1627만CGT를 수주 받았다. 지난 2년 수주 평균은 3413만 CGT로 2018~2020년 3년 평균(1084만 CGT)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이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근무시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근로자들 더 많이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단기간에 근로자를 대거 뽑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조선소를 떠나 반도체·건설 현장으로 간 숙련 용접·도장공을 단시간에 불러들이기는 어렵고 대거 입국 예정인 외국인 근로자를 생산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수개월에서 1년 안팎의 교육 과정이 있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업계의 예상대로 들어올지도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소 현장의 생산 인력은 줄고 있다. 한국조선해양(009540)플랜트협회에 따르면 2016년 20만 명에 달하던 조선업 인력은 지난해 10월 9만 5000명 수준까지 급감했다. 올해는 1만 명가량 생산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탓에 고육책이지만 인력의 근무시간을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한 조선 업계 관계자는 “일감이 대거 들어온 1~2년 전 물량을 올해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있는 모든 노동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직된 노동 규제 때문에 주어진 일감을 제때 소화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크다. 특히 30인 미만 협력사들은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던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는 지난해 말 기한이 다 돼 일몰 폐지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선 3사 모두 공정의 진행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생산을 시작하면서 신조 건조가 아닌 블록을 만들어 해상 거리만 500㎞ 떨어진 울산 현대중공업에 실어 나르는 것도 현재 공정 진행이 매우 느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 대거 수주한 물량 건조가 본격 시작되면서 공정 진행 속도는 더 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