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2500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박스권 흐름을 보였다. 1월 미국 경기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경제 침체에 빠지지 않은 대신 고물가와 고금리가 지속되는 ‘노랜딩(무착륙)’ 시나리오에 대한 논쟁이 커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기 전까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8.52포인트(0.75%) 내린 2451.21에 거래를 마쳤다. 1월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는 이달 들어 횡보세를 지속하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3.18포인트(0.41%) 오른 775.62에 한 주를 마감했다.
이번 주 코스피 시장에선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599억 원, 485억 원을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총 4231억 원을 팔아치웠다.
증권가에선 다음 달 발표되는 2월 CPI를 확인하기 전까지 코스피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CPI는 미 연준 통화 정책의 가늠자로 볼 지표이기 때문에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고점 수준까지 상승했다는 점은 성장주를 비롯한 위험자산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금리와 주식시장이 함께 상승하는 환경에서 연준은 계속 매파적 발언을 통해 시장의 과열을 제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3월 물가지표 확인 전까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투자 업계는 22일 발표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히(FOMC) 의사록과 24일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도 주목하고 있다.
달러 강세 기조가 되살아나며 단기 조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14원 70전 오른 1299원 50전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환율은 장중 한때 1303원 80전까지 급등하며 지난해 12월 20일(1305원) 이후 두 달여 만에 처음으로 1300원 고지를 넘어섰다. 예상치를 웃돈 미국의 1월 물가·고용지표가 달러 강세를 부채질하면서 환율이 상승했다. 미 연준의 긴축 정책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3월과 5월, 6월에 미 연준이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6월 인상 가능성을 추가하며 최종금리 예상치를 5.25~5.50%로 높여잡았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기준금리가 5.5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며 “더 강한 성장과 강한 인플레 탓”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긴축 불확실성에 따른 달러 강세 흐름이 주식시장의 단기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주 주 코스피의 예상 범위로 2410~2540선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완화하기 위해서는 물가 안정이나 고용 둔화 둘 중 하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향후 3월 FOMC 전까지 발표될 미국 물가지수, 제조업지수, 고용보고서 등 주요 지표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정이 오더라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경기부양에 나서고 국내 기업 실적의 바닥을 확인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이다. 또 국내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고 나선 것도 상승 재료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중국 경기회복, 한국기업의 실적 전망 확인 가능성 등 긍정적 요인도 있어 조정 시 매수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률 개선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조선, 호텔·레저, IT가전, 소프트웨어, 자동차 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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