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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이어 테슬라도 리튬社 인수…현대차 '광산 확보' 촉매되나

■완성차 '전기차 원재료 직구' 속도전

테슬라, 리튬 채굴기업 인수 검토

GM은 이미 광산에 8500억 투자

현대차도 희토류 7년 공급 계약

원료 부족 우려에 선점경쟁 치열

미국에 있는 테슬라 판매 매장. 연합뉴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원자재 확보전에 직접 뛰어들었다. 전기차 생산량 증가로 리튬을 비롯한 핵심 원자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자 안정적인 공급선을 확보할 필요성이 커진 탓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제조사는 리튬·니켈·희토류 등 전기차 배터리와 부품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를 직접 확보하기 위해 광산업체 지분 인수나 장기계약 등의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지킨 미국의 테슬라는 캐나다 리튬 채굴 기업 ‘시그마 리튬’ 인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시그마 리튬은 브라질에 있는 대규모 리튬 매장지의 광산 개발권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리튬 채굴과 정제에 직접 진출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듯 테슬라가 시그마 리튬을 인수해 리튬 생산 과정에 직접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025년까지 테슬라의 점유율을 추월하겠다고 선언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이미 광산업체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달 GM은 캐나다의 리튬 광산업체 ‘리튬아메리카스’에 6억 5000만 달러(약 85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리튬아메리카스가 개발 중인 미 네바다주의 태커패스 광산 개발에 참여해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취지의 투자다. 태커패스 광산 개발이 끝나면 GM은 연간 전기차 1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의 리튬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GM은 브라질 대형 광산업체 ‘발레’의 비철금속 부문 지분 10%를 인수하기 위한 입찰에도 참여하고 있다. 발레는 브라질, 캐나다, 호주에 있는 광산에서 전기차 부품 생산에 필요한 니켈과 코발트 등의 비철금속을 채굴하는 기업이다.

광산업체를 직접 인수하지 않더라도 주요 완성차 제조사는 원자재 확보를 위한 장기계약을 체결하며 공급선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말 캐나다 ‘록테크리튬’과 연 평균 1만 톤의 리튬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고 BMW는 호주 ‘유러피안리튬’과 6년 간의 리튬 구매 계약을 맺으며 1500만 달러(약 193억 원)를 계약금으로 선지급했다.



현대차(005380)그룹도 공급망을 관리하기 위한 전담 조직 ‘원자재협의체’를 지난해 초부터 가동하기 시작해 주요 원자재를 직접 확보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호주 ‘아라푸라 리소시스’와 7년 동안 연간 1500톤의 희토류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 제작에 필수적인 원료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아이오닉5가 조립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완성차 업계가 핵심 원료 ‘직구’ 경쟁에 뛰어든 건 배터리 협력사의 자체 조달만으로는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에너지 전문 조사기관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지난해 60만 톤 수준이던 배터리용 리튬의 수요는 2030년에 218만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전기차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어 향후 완성차 업계가 브라질, 캐나다, 호주 등에서 직접 원자재를 구매하는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확정될 IRA의 ‘배터리 광물 원산지 요건’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들여온 원자재로 배터리를 만들어야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1분기 중 발표될 EU의 ‘핵심원자재법’도 비슷한 요건을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2030년이 되면 배터리 원자재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크다. 안정적인 전기차 생산을 위해 원자재를 확보하는 역량이 제조사의 필수 경쟁력이 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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