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이탈리아 밀라노 컬렉션은 세간의 화제였다. 패션계 특유의 깡마른 모델들 사이로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이 처음 등장했기 때문이다.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을 런웨이에 올린 브랜드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페라가모를 시작으로 샤넬, 펜디, 베르사체, 알렉산더 맥퀸 등 명품 브랜드 다수가 플러스 모델을 앞세우면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자는 ‘자기 몸 긍정주의(바디 포지티브)’ 열풍에 동참했다. 마돈나, 리한나 등 해외 스타들이 솔선수범한 ‘바디 포지티브’ 운동이 세계적인 컬렉션까지 사로잡은 것이다. 또한 이 같은 바람은 최근 국내로도 확산되고 있다. 기존에는 소비자들이 기성복에 자신의 몸을 맞추기 위해 혹독하게 체중조절을 하는 경우가 빈번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자신감을 갖고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의 옷을 찾으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커머스 업계도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사이즈의 패션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다음 달 마리끌레르와 함께 플러스·마이너스 사이즈 컬렉션을 다시 한번 단독 출시한다. 기존의 플러스 사이즈(77~99) 외에도 마이너스 사이즈(44)까지 확대해 ‘봄·여름(SS)’ 시즌을 공략한다.
SSG닷컴은 지난 해 가을 업계에서 처음으로 플러스 사이즈 의류 10여개 스타일을 마리끌레르와 함께 선보였는데, 당시 1주일 만에 준비 물량이 모두 팔렸다. SSG닷컴의 프랑스 멀티 스포츠 브랜드 '데카트론' 역시 3엑스라지(XL) 사이즈 의류와 300사이즈 운동화까지 판매한다. 데카트론 역시 꾸준히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플러스·마이너스 사이즈를 구매하는 고객은 한정적이라 시장 규모는 작은 편”이라며 “하지만 충성고객 위주로 반복 구매가 일어나기 때문에 이커머스에 최적화 된 상품군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고객이 해당 의류와 함께 다른 상품까지 구매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에서도 바디 포지티브 카테고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들어 와이어나 패드가 없어 착용감이 편안한 브라렛, 스포츠 브라 등이 여성 속옷·잠옷 카테고리 인기 키워드에 랭크됐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바디 포지티브 운동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국내 패션업계 뿐 아니라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다양한 사이즈와 상품들이 출시되며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점점 넓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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