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2월 24일)을 목전에 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해 5억 달러 규모의 추가 군사 패키지 지원을 약속했다.
20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추가 군사 원조 규모가 5억 달러(약 65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며 “포탄과 재블린 대전차미사일, 곡사포 등 더 많은 군사 장비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이 거의 1년 전 침략을 개시했을 때 그는 우크라이나가 약하고 서방이 분열돼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그는 완전히 틀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제재를) 회피하거나 러시아 군수물자를 보충하려는 엘리트층과 기업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며 이번 주 후반부에 이 같은 방침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 방위산업과 에너지, 금융기관, 주요 인사 등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전쟁 1년을 앞두고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와 중국을 거세게 밀어붙이고 있다. 19일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레드라인(금지선)’으로 규정하고 이를 어기면 강력한 후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 역시 다음 주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 부품, 대형 차량, 희토류 등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제품에 대한 광범위한 수출 통제와 러시아에 무인기를 지원하는 이란 기업에 대한 제재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한편 이번 전쟁은 1990년대 초 종식된 냉전을 약 30년 만에 부활시키는 등 세계 질서를 뿌리째 뒤흔든 사건으로 평가된다. 세계화를 후퇴시키고 공급망을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프렌드쇼어링’의 방아쇠를 당기기도 했다. 지난해 전 세계 물가 상승률을 당초 예상보다 약 2배나 끌어올렸고 경제성장률도 갉아먹어 최소 20여 개 신흥국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기다리는 상황을 초래했다. 국내에서도 전쟁의 여파로 전기·난방요금 급등이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실시한 탈원전 정책의 후폭풍까지 밀어닥치며 한국전력이 발전사들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전력도매가격(SMP)은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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