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 대부분의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올해 1월 들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돈 잔치’ 논란이 심화되는 가운데 예대금리차가 커지면서 은행의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가계예대금리차가 전월보다 축소된 시중은행(인터넷전문은행 제외)은 BNK부산은행 한 곳뿐이었다. 또 서민금융상품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가 축소된 은행은 단 한 곳도 없었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KB국민은행이었다. 국민은행은 전월보다 가계예대금리차는 0.91%포인트, 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는 0.9%포인트 늘어 각각 1.56%포인트, 1.51%포인트를 기록했다. KB금융은 지난해 12월 만해도 가계예대금리차가 0.65%포인트로 시중은행 가운데서도 작은 편이었지만 지난달 큰 폭으로 확대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법인의 단기성 예금 비중이 늘면서 평균 예금금리는 낮아진 반면 주택담보대출 대비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취급이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예대금리차는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NH농협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1월 1.33%포인트에서 지난달에는 1.49%로 벌어졌으며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0.84%포인트에서 1.01%포인트, 우리은행은 1.08%포인트에서 1.34%포인트, 하나은행은 0.71%포인트에서 1.13%포인트로 증가했다.
반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예대금리차가 축소됐다. 카카오뱅크는 가계예대금리차가 1.33%포인트로 전월보다 0.5%포인트 축소됐고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각각 0.32%포인트, 0.76%포인트 줄었다.
예대금리차 축소 등 은행권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금리차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자 은행들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대출 잔액이 크게 감소했는데 기존 대출 상환에 나서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최근 금리가 높게 실행된 대출 비중이 늘어났다”며 “은행마다 여러 가지 사정과 특성이 있는데 숫자는 이를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답답한 면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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