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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몰리는 IT·로봇주 '투자 주의보'

신용융자 잔액 17.3조로 급증속

오픈엣지·KTis는 400% 불어나

'주주행동주' SBS도 150% 늘어

전문가 "악재땐 급락…유의해야"





연초 ‘토끼 랠리’를 틈타 신용융자 잔액이 두 배 이상 증가한 종목이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신용융자 잔액 역시 6거래일 연속 17조 원대를 유지하면서 21일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 들어 급등한 정보기술(IT)·로봇뿐 아니라 인수합병(M&A), 주주 행동 관련주들에 ‘빚투’가 집중됐다. 미국발 긴축 우려가 강화되고 있어 단기간에 ‘빚투’ 거래가 급증한 종목에 대해서는 신규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대비 이달 2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용융자 잔액이 2배 이상 늘어난 종목은 54개에 달했다. 코스닥 역시 116개 종목의 신용 잔액이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신용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1월 초 16조 5311억 원이었던 신용융자 잔액은 21일 기준 올 들어 최고치인 17조 3622억 원까지 불어났다. 특히 IT·로봇 업종의 신용 잔액이 크게 늘었다. 코스피 상장사인 KTis(058860)의 지난해 말 신용 잔액은 9억 원에 불과했지만 두 달도 안 돼 50억 원(460%)이 증가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394280)(489.1%)와 한컴위드(054920)(149.7%) 등 다른 인공지능(AI) 종목도 두 배 이상 신용 잔액이 늘어났다. 연초 주가가 급등한 로봇 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의 신용 잔액 역시 186억 원(216.6%) 증가했으며 뉴로메카(348340)는 19배 넘게 늘어났다. 이들 업종은 챗GPT가 불러일으킨 AI 광풍의 중심에 있다.



M&A 및 주주 행동 관련주들의 신용 잔액도 크게 늘었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는 849억 원(216.1%) 증가했으며 자회사 디어유는 4배 넘게 폭증해 현재 잔액은 400억 원에 육박한다. 아울러 국내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 엮여 있는 코스피 상장사 JB금융지주(175330)의 신용 잔액은 지난해 말 11억 원에 불과했으나 4.4배 불어났다. SBS(034120) 역시 지난해 말 62억 원에서 155억 원까지 148.4% 급증했다.

신용융자 잔액의 급증은 투자자 입장에서 ‘양날의 검’이다. 상승장에서는 추가 투자 수요를 일으켜 주가 상승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하락장에서는 반대매매 가능성이 커지며 이야기가 달라진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에서 빚을 내 주식을 산 투자자의 주식 가치가 담보 비율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투자자에게 140%의 담보 유지 비율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용 잔액이 많은 종목들에 대한 진입은 유의해야 한다. 하락장세나 특정 종목이 악재를 마주했을 때 주가 하락 폭이 보통 종목보다 클 수 있어서다. 빚을 낸 투자자들은 반대매매 우려에 작은 악재에도 주식을 투매할 유인이 커진다. 실제 주주 행동 기대감에 주가가 단기에 올랐던 SBS는 이날 얼라인이 주주 행동 계획이 없다고 밝히자 10.75%의 급락세를 보이며 4만 1500원에 마감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투자에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킬수록 변동성이 높아진다”며 “지수나 종목이 하락할 때 신용 잔액이 많아진 종목은 매도 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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