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들이 기존 AI 서비스에 미국 오픈AI사의 대화형 AI 서비스 ‘챗GPT’를 접목한 ‘AI+AI’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기존 기술에 챗GPT까지 더해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보다 정밀하게 찾아내 제공하는 서비스 고도화를 노린 전략이다. 오픈AI는 챗GPT의 상당 부분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플랫폼 확장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스타트업계에 따르면 2015년 설립된 AI 기반 검색 엔진 플랫폼 ‘라이너’는 이달 1일 챗GPT에 자체 인공지능 기술력을 접목한 새로운 검색 서비스 ‘라이너AI(LINER AI)’를 출시했다. 라이너AI는 사용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이로부터 나오는 챗GPT 답변과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교차 검증해 답변을 제공한다. 활성이용자(MAU)가 1000만 명에 달하는 라이너 검색 플랫폼 데이터베이스가 챗GPT의 답변을 한 번 걸러내다 보니 사용자가 원하는 정확한 정보에 보다 가까운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실제 이 서비스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라이너AI는 출시된지 약 3주 만에 40억 개 가량의 단어를 생성했다. 라이너 관계자는 “라이너 데이터베이스 내 2억 건 수준의 문서가 축적돼 있다”며 “이를 활용해 챗GPT가 내놓은 답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고도화 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지난 달 챗GPT를 활용한 AI 서비스 'AskUp'(아숙업)을 선보였다. 챗GPT와 업스테이지의 광학문자판독(OCR) 기술을 연동해 코딩과 서류 작업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서비스다. 교육·지식 공유 플랫폼 클라썸은 챗GPT 기술을 기반으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AI 도트 2.0’을 내놓았다. 챗GPT는 생성형 인공지능 언어 모델인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mer)-3.5’ API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AI 도트 2.0에 접목시켜 기존 서비스 대비 고도화된 답변 제공하기 시작했다. 여행 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은 챗GPT에 연동된 서비스 ‘AI 여행플래너'를 출시했다. 사용자는 AI 여행플래너를 통해 여행 일정을 계획하고 원하는 숙박업소 등의 예약을 할 수 있다. 여행 일정 등에 대한 질문에 챗GPT가 답변을 내놓으면 마이리얼트립이 연관 숙박 업소 등을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대 AI인 챗GPT 기술에 자체적으로 보유한 AI 기술을 접목해 보다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트렌드화 하고 있다”며 “두 번의 AI 검색 등을 거치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정확한 정보에 보다 잘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기존 AI기술에 챗GPT 서비스를 융합한 새로운 서비스가 봇물처럼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AI가 챗GPT 서비스의 대부분을 무료로 공개해 플랫폼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같은 서비스는 자체 보유한 기술에 챗GPT를 더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저작권 등의 문제에서도 자유롭다는 게 특징이다. 양진영 법무법인 민후 파트너 변호사는 “챗GPT가 제시하는 답변을 자체 기술 등을 통해 가공한 뒤 창작성을 가미한 새로운 답변을 내놓는다면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크지 않다”며 “챗GPT 제작사인 오픈AI도 서비스 상당 부분을 무료로 공개하고 있어 저작권 침해를 주장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