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는 23일 글로벌 확장 및 투자 전략을 공개했다.
이성수·탁영준 대표와 장철혁 최고재무책임자(CFO)·박준영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가 모두 출연한 영상을 통해 SM엔터 경영진은 총 1조 원을 투자해 사업을 확장한는 계획을 밝혔다. 3500억 원을 퍼블리싱 사업에, 3000억 원을 글로벌 레이블 확장에, 2000억 원을 팬 플랫폼에 투자한다.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 글로벌 지역 확장에 500억 원, 메타버스·콘텐츠 역량 강화에 1000억 원이 투입된다.
이 대표는 “음악 퍼블리싱 전문 100% 자회사를 설립하겠다”며 “도한 국내외 레이블 인수에도 3000억 원을 투입하고, 미주 지역 내 레이블을 최우선으로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일본·미주·동남아 지역에 제작센터를 구축하고 신규 지식재산(IP)도 론칭한다. 스튜디오 광야를 통해 미래 기술에도 투자한다.
장 CFO는 “1조 원 투자를 통해 앞서 말씀드렸던 2025년 매출 1조 2000억 원과 영업이익 4300억 원 달성을 위한 필수 기반 요소를 확보할 것”이라며 “2025년 목표 주가는 36만 원이며, 명실상부 K팝 1위 업체로 우뚝 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원 확보 방안으로는 전략적 사업 파트너의 투자로 2200억 원을 제시했는데, 이 금액에 카카오의 추가 투자액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SM엔터가 카카오측과 맺은 구체적 협력 방안도 일부 공개됐다. SM엔터의 음반·음원 유통 권한을 카카오측이 배타적으로 갖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양 사는 전방위적 협력을 유지하기로 했으며, 음반·음원 유통도 그 중 하나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아티스트들의 국내 공연·팬미팅 티켓 유통도 카카오엔터를 통하게 된다. 이는 카카오엔터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멜론의 ‘멜론 티켓’을 통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분 관계가 얽힌 회사와 독점적 유통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엔터업계에서는 관행적인 일이다. SM엔터는 지분 13%를 보유 중인 드림어스컴퍼니를 통해 음반·음원 유통 독점계약을 맺어 왔다. 하이브 역시 전신인 빅히트 뮤직의 음반·음원을 드림어스를 통해 발매했고, 이후에는 지분 17%를 보유 중인 YG PLUS를 통해 유통하고 있는 중이다.
카카오와 함께 설립하기로 한 미주 지역 합작사의 초대 대표에 장윤중 카카오엔터 부사장이 오른다는 조항도 공개됐다. 장 부사장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경영진 측의 이사 후보로 오른 인물이다.
이 외에도 신주 및 전환사채(CB) 신규 발행 시 카카오 측에 우선적 인수권을 부여하는 권리도 계약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 측은 이 조항을 통해 카카오가 지분을 저가에 늘릴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M엔터 측은 전날 카카오와의 협력방안을 공개하며 “수평하고 대등한 관계”임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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