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주일간 서학개미들은 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AI) 대화형 로봇(챗봇) 관련 종목을 위주로 순매수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또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데 베팅하며 미국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6일부터 22일까지 국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베어 3X ETF(SOXS)로 나타났다. SOXS는 ICE 반도체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한다. 해당 기간 서학개미들은 3705만 달러를 순매수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 속 미국 증시가 하락할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매수세를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순매수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MSFT)가 차지했다. 챗GPT가 출시된 이후 AI의 미래 성장성이 대두되면서 서학개미들은 지난 한 주 간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3072만 달러 순매수했다. 마이크소프트는 ‘AI 붐’의 중심에 서 있는 기업이다. 챗GPT의 개발회사인 오픈AI에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를 하고 협업을 진행하면서다. 서학개미들은 인공지능 AI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2214만 달러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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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생산성의 한 도구로서 챗GPT 등 AI의 역할은 긍정적”이라며 “구글은 AI 챗봇 스타트업인 ‘앤스로픽’에 4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람다(LaMDA) 기반의 챗봇 ‘어프렌티스 바드’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기 거시경제적 우려에도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우위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알파벳은 단기 부진에도 하반기 성장성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 ETF들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서학개미들은 아이셰어즈 MSCI 올 컨트리 월드 인덱스(ACWI)를 2598만 달러 순매수했다. 미국 20년 장기 국채 채권 지수 운용 실적을 세 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트레져리 불 3X ETF(TMF)는 1801만 달러, 미국 7~10년물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7-10년 트레져리 본드 ETF(IEF)는 999만 달러 사들였다. 금리와 채권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데, 기준금리가 곧 정점에 다다르고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데 투자자들이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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