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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中공장 '이중 덫'에 걸렸다

◆美, 中 투자 제한 이어 "생산기술 수준 한도 둘것"

美 제재하면 미세공정 전환 못해

판매축소 등 도미노 쇼크 불보듯

삼성·SK, 中공장 매출은 25%↓

삼성전자 중국 시안 낸드 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해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중국법인의 매출과 수익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의 대중(對中) 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도시 봉쇄의 여파로 PC 수요 등이 급감한 결과다. 이 와중에 미국 정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공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한도를 설정하겠다고 밝혀 사업 불확실성 확대 등 2차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삼성전자 등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판매를 맡은 삼성전자 중국 상하이법인(SSS)의 지난해 매출은 21조 3706억 원으로 전년(32조 3261억 원) 대비 10조 원 가까이 줄었다. 낸드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성전자 시안법인(SCS)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338억 원에 그치며 전년(1조 7088억 원) 대비 3분의 1토막이 났다.



SK하이닉스 중국 반도체법인의 상황도 비슷하다. D램 공장을 운영하는 SK하이닉스 중국 우시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9조 5242억 원으로 2021년(12조 9389억 원)에 비해 26.4% 하락했다. D램을 만드는 생산법인은 지난해 4600억 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의 기술 업그레이드를 제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국내 반도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23일(현지 시간)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워싱턴DC에서 개최한 한미 경제안보 포럼에서 ‘삼성과 SK에 제공한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1년 유예가 끝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기업들이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준에 한도(cap on level)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첨단 제품은 생산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제재가 현실화할 경우 국내 반도체 기업의 미세공정 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추가 투자와 판매 확대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국내 기업의 피해가 없도록 (우리 정부가) 협상을 잘 이끌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 등은 이날 대만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1조 엔(약 9조 7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두 번째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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