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장기화 우려 속에 달러 강세 흐름까지 고개를 들면서 귀금속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이 고꾸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이후 달러 강세가 누그러질 것으로 보고 이들을 저가에 매수해 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은선물(H)과 TIGER 금은선물(H)은 최근 한 달 동안 각각 14.32%, 7.43%씩 떨어졌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13.93%), TIGER 금속선물(H)(-9.83%), TIGER 골드선물(H)(-7.4%) 등의 하락폭도 컸다. ETN의 경우 레버리지를 포함한 금·은 선물 관련 21개 종목은 평균 8.54% 하락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귀금속 섹터 지수도 최근 한 달 간 7.47% 내렸다.
이는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에 달러화가 반등하면서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와 경쟁 관계인 금·은 등 귀금속 가격이 주춤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귀금속 가격이 타격을 받았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은은 이자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 금리가 높을수록 투자 매력도가 낮아진다. 실제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뜻하는 달러인덱스는 24일 105.21을 기록했다. 한 달 전(101.92) 대비 3.22% 오른 수치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미국 고용·소비지표가 호조를 기록한 데 이어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등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긴축 장기화 우려가 대두됐다”며 “실질금리와 명목금리, 달러지수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금·은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다만 금·은 가격이 내린 현 시점이 저가 매수의 적기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3월 FOMC 이후 자산 시장에서 ‘긴축 장기화’보다 ‘긴축 마무리 국면’이라는 인식이 다시 확산하면서 금·은 가격이 반등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황 연구원은 “명목금리의 제한적인 4% 돌파 가능성 속에서 금·은 가격을 둘러싼 하방 압력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기 금 가격 목표치를 온스당 1950달러에서 사상 최고치인 21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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