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마지막 날인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국채금리 상승에 하락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10%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3%, 0.71% 내렸는데요. 3대 지수 모두 2월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국채금리 때문인데요. CNBC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3.983%까지 치솟으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습니다. 2년과 10년 물 국채금리 월간 상승률도 지난해 9월 이후 최고라는데요. 10년 만기 국채만해도 2월에 0.4%포인트(p) 이상 올랐습니다.
대형 유통업체 타깃은 실적이 월가의 예상을 웃돌면서 0.92% 상승했는데요. 다만, 앞으로의 전망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정규장에서 4.61% 뛴 리비안은 장마감 후 공개한 매출이 예상을 밑돌고 공급망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시간외거래에서 8% 넘게 폭락하기도 했는데요. 오늘은 타깃과 소비자 심리, 유럽과 미국의 금리, 증시 전망 등을 전해드리겠습니다.
“타깃, 동일매장 매출 불확실 한자릿수 감소 또는 한자릿수 증가”…“2월 소비자 신뢰 102.9 침체 우려에 하락”
우선 타깃 실적부터 보죠. 이날 타깃은 지난해 4분기(2022. 11~2023. 1) 매출 314억 달러, 주당순이익(EPS) 1.8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망치는 매출 307억2000만 달러, EPS 1.40달러였는데요. 확실히 월가 전망보다 좋았습니다.
골칫거리였던 재고도 개선됐는데요. 전년 대비 재고증가율이 -2.89%를 기록했습니다. 앞서 △1분기 43% △2분기 36% △3분기 14%에서 마이너스까지 온 건데요. 핵심 지표인 비교매장 매출도 0.7% 증가해 스트리트어카운트 추정치 -1.6%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타깃은 월마트와 함께 미국의 소비상황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업체인데요. 4분기 실적을 보면 올 1월까지 소비가 괜찮았다는 결론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 같은 실적 뒤에는 타깃의 이익 감소가 있었는데요. 타깃의 4분기 영업이익률은 3.7%(월가 예상치 3.1%)로 3분기 3.9%보다 낮았습니다. 지난해 6월 타깃은 하반기 영업이익률을 6% 안팎으로 제시했는데, 그에 비하면 꽤 낮은 편인데요. 재고를 떨고 매출을 늘리기 위해 할인 판매와 밀어내기를 한 탓입니다.
문제는 앞으로인데요. 4분기까지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올해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날 타깃은 2023회계연도 가이던스로 동일매장 매출이 한자릿수 감소~한자릿수 증가까지 나올 수 있다고 했는데요. 그만큼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크다는 뜻이겠죠. EPS는 7.75~8.75달러로 시장 전망치 9.23달러보다 낮았습니다.
브라이언 코넬 타깃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도 매우 어려운(very challenging)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며 “식료품과 페이퍼 타월 같은 필수품이 잘 팔리고 있지만 그만큼 다른 품목의 판매가 줄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으며 금리도 오르고 있다”며 “우리는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을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 탓에 미국 소비자들이 필수재 위주로 돈을 쓰고 있으며 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재량재는 줄이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데요.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감소의 전조일 수 있는 거죠. 지난 주 더그 맥밀런 월마트 CEO도 “소비자들은 아직 돈을 쓰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가 어떤 모습이 될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걱정한 바 있습니다. CNBC는 “타깃이 계속되는 소비둔화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날 콘퍼런스보드가 내놓은 2월 소비자신뢰도 생각보다 나빴습니다. 콘퍼런스보드의 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02.9로 다우존스 전망치 108.5를 밑돌았는데요. 전달 106보다도 낮았죠. 6개월 뒤의 상황을 보는 기대지수는 69.7로 1월(76)보다 더 떨어졌습니다. 이 수치가 80을 하회하면 1년 내 경기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날 나온 지난해 12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전미 주택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8% 하락했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5.8% 올랐지만 전달(7.6%)에 비해서는 상승률이 둔화했는데요. 아타만 오질디림 콘퍼런스보드의 선임 디렉터는 “높은 물가와 급등하는 금리에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려는 초기신호일 수도 있다"며 “집과 자동차 구매계획을 세우는 이들이 점점 줄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랑스·스페인, 2월 인플레 예상 웃돌아 유로지역 국채금리↑”…“미 10년 국채 4% 넘어 4.3% 근처 갈 수도”
정리하면, 월마트와 타깃의 실적과 가이던스를 보니 하반기 이후 소비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긴축 전망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이 시장의 고민거리인데요. 실비아 자블론스키 데피앙스 ETFs의 CEO는 “침체를 피할 수 있으며 약간 부드러운 착륙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하반기 소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침체 가능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브라이언 로즈 UBS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긴축 정책 지속은 시장에 하방위험을 만들고 있다”고 봤는데요.
월가에서는 10년 물 국채금리가 4%를 넘을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옵니다. 10년 물 미 국채금리가 4%를 넘보고 있고 이날 한때 2년 만기 국채금리도 4.84% 수준으로 올랐는데요. 스티븐 릭치우토 미즈호 증권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10년 만기 국채금리의 경우 우리의 전망 범위가 3.70~4.20%인데 (지금 상황에서) 국채금리가 우리 예측치의 상단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게 놀랍지 않다”고 강조했는데요. 케이티 스톡턴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스의 설립자도 10년 금리가 지난해 10월의 4.3% 수준까지 갈 수 있다고 봅니다.
금리선물시장의 최종금리(terminal rate·터미널 레이트) 전망치가 5.25~5.50%까지 오른 만큼 당분간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데요. 인스피어X의 데이비드 페트로시넬리 선임 트레이더는 “단기적으로 2% 인플레이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시장이 깨닫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연준은 금리를 내릴 수 없다”고 했습니다.
외부 요인도 있는데요. 이날 나온 프랑스의 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7.2% 상승해 예상치 7.0%를 웃돌았습니다.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라고 하는데요. 식료품과 서비스 물가 상승이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1.0%로 전망과 같았는데요. 스페인의 2월 물가 상승률도 6.1%로 예상치(5.7%)보다 0.4%p나 높았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스페인의 인플레이션이 연말에도 5%를 넘을 것이라고 보는데요.
3월2일에 나올 유로존 2월 CPI도 전년 대비 8.3%, 전월 대비로는 0.5%로 추정됩니다. 전년 대비 수치는 1월(8.6%)보다 약간 낮지만, 전월비는 1월 -0.2%에서 이번에 크게 뛰는데요. 지난해와 비교한 근원 CPI는 5.3%로 전달과 같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리아 디 벨라 유니크레디트뱅크의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 매우 끈적끈적하다”며 “이는 ECB가 매우 매파적인 기조를 유지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실제 유럽중앙은행(ECB)은 3월1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p 올려 3%까지 인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함께 국채금리 상승을 불러오는데요. 블룸버그는 “시장은 이날 잠시나마 ECB의 최종금리로 4%를 책정했다. 이는 올 초 예상치 3.5%와 비교된다”며 “독일의 2년 만기 국채금리가 2008년 이후 최고치인 3.2%까지 상승했다”고 전했습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도 2.71%까지 치솟았는데요. 2011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주요국의 국채금리 상승은 미 국채금리 상승 및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데요. T3라이브닷컴의 파트너인 스콧 레들러는 “주식 투자자들은 10년 미 국채금리를 봐야 한다”며 “10년 국채금리가 4%를 넘으면 주식 자동매도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3월, FOMO 랠리 불가능한 것 아냐” vs “증시하락 베팅 증가 인플레이션 탓 1~2년 쉽지 않을 것”
어떻게 보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럽에서도 금리부담을 안겨 주는 꼴인데요. 리처드 번스타인 어드바이저의 CEO 리처드 번스타인은 “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증시에) 걸림돌이 많을 것이라고 본다”며 “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회의를 앞두고 나올 데이터들이 중요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반면 낙관론도 있습니다. 3월이 역사적으로 좋았던 해라는 건데요. CFRA에 따르면 1년, 12달 기준으로 보면 2월은 9월에 이어 가장 수익률이 나쁜 달(평균 -0.21%)이라고 합니다. 3월은 평균 1.1%인데 플러스가 나왔던 경우가 64%라고 하네요. 이와 관련해 블랙록은 거시경제 리스크가 크지만 사이사이 단기적인 랠리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웨이 리 블랙록 글로벌 수석 투자전략가는 “주식시장이 거시 리스크 요인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1월처럼 나만 기회를 놓칠 것 같다(FOMO·Fear of missing out)는 두려움이 만들어 내는 단기랠리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봤는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고객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돌아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3월에 증시가 좋은 성적을 내려면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4%를 넘으면 안 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제프 킬버그 KKM 파이낸셜 설립자는 “많은 투자자들이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4%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3월에 주식이 회복하려면 (국채금리가) 4%를 넘으면 안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4%를 상한선으로 본 거죠.
증시하락에 돈을 거는 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씨티에 따르면 지난해 S&P500 선물에 30억 달러 규모의 매도 포지션이 추가됐다고 하는데요.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순수하게 51억 달러가 유출됐다고 합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준은 전통적인 정부 데이터와 금융시장의 실시간 움직임, 현장의 실물경제 데이터를 함께 봐야 한다”며 “증시나 채권시장은 연준이 어떻게 움직였으면 좋겠다는 시장의 바람이 담겨 있는 만큼 정책 당국자들은 여기에 과도하게 신경을 쓰게 되면 위험하다”고 했는데요.
연준 임직원들에게 한 말이지만 투자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얘기입니다. 연준이 3가지 지표를 보는 것을 지향하는 것처럼 우리도 3가지를 함께 봐야 경기를 제대로 읽을 수 있고 연준의 정책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여행업체나 레스토랑, 중소기업 등 현장 상황을 보여주는 작은 기사 하나가 때로는 더 큰 시사점을 주기도 한답니다.
이날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서비스업이 잘 되고 있다. 소프트랜딩 가능성이 약간 더 높아졌다”면서도 “인플레이션 때문에 앞으로 12~24개월 동안 울퉁불퉁한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재확인 했는데요. 3·1절 휴일 잘 쉬시고 목요일 아침에 다시 뵙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방송] : 국내 최초 경제지 서울경제신문의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에서 매주 화~토 오전7시55분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방송됩니다. 생방송 이후에는 버퍼링 없이 보실 수 있도록 동시녹화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생방송 이후에는 버퍼링 없이 보실 수 있도록 동시녹화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질의응답(Q&A)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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