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한 해 군에서 2986명이 사망했다는 석연치 않은 기록에 대한 진상 규명이 이뤄진다.
대통령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1956년 사망 처리된 군인들에 대한 전공사상 분류상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직권조사 개시를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위원회가 1956년 군 사망자 통계자료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총 2986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하루 평균 8명 이상, 매월 250명가량의 군인이 사망한 꼴이다.
이 가운데 전사·순직자를 제외한 1122명이 변사·병사·사망·기타로 분류됐다. 위원회는 1122명을 대상으로 직권조사를 개시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사실은 위원회가 군 복무 중 사망한 3명의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했다. 군의 후생 사업에 동원돼 64개월간 복무하다 사망한 전 모 하사, 장기 복무 중 군에 상납할 돈을 마련하지 못해 극단적 선택한 양 모 이등중사, 입대 후 6개월 만에 영양실조로 사망한 강 모 이병 사건을 조사하다가 확인했다.
위원회가 자료를 검토한 결과 이들 사망자 중 상당수가 전사 또는 순직 처리됐어야 하는 데도 당시 군의 미흡한 행정착오·오기·오분류 등으로 단순 사망(변사·병사·사망·기타)으로 처리됐다.
징집 대상이 아니지만 행정착오로 군에 입대한 뒤 모욕과 상습적 구타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 모 이병 사건의 진상도 52년 만에 규명됐다.
박 이병은 1970년 복무 중 극단적 선택을 했고, 당시 군의 매화장 보고서는 한부모 가정의 박 이병이 빈곤한 형편과 생업에 관해 비관했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박 이병은 비관에 이를 정도로 가정환경이 어렵지 않았고 제대 후 어머니를 부양하겠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가족과 동료 부대원들이 증언했다.
조사결과 박 이병은 부당한 이유로 선임병으로부터 상습적 구타를 당했다. 초등학교 졸업 후 취업한 박 이병은 입대 대상이 아닌데도 행정착오로 입대했다.
그는 일찍 학업을 중단해 문해나 암기에 곤란을 겪었는데 군대 선임들이 “한글도 모른다”며 늘 모욕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원회는 고인의 사망 구분을 순직으로 재심사해 명예회복을 위한 조처를 해줄 것을 국방부 장관에게 요청했다.
위원회는 앞서 접수한 진정사건 총 1787건 중 전날 61차 정기회의까지 1573건을 종결하고 214건을 조사 중이다.
위원회는 “열악한 환경에서 조국수호에 헌신하다 산화한 망인과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직권조사를 위한 사전 조사 개시를 의결했다”며 “이번 직권조사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함으로써 앞으로 군의 안타까운 과거를 정리하는 계기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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