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지난달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보유 지분을 절반 가까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SM엔터가 경영권 분쟁 상황을 겪으며 주가가 크게 올라서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달 말 열리는 SM엔터 주주총회까지는 2대주주에 해당하는 의결권(8.96%)을 행사할 수 있어 어느 쪽에 표심을 실어줄지 관심이 모인다.
3일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SM엔터 주식 110만4513주(4.32%)를 장내에서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지분율은 8.96%에서 4.32%로 줄었다. 카카오(035720)가 SM엔터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한 2월 7일을 시작으로 9일, 13일, 21일 등 총 네 차례에 걸쳐 지분을 팔아치웠다.
국민연금은 최근 SM엔터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판단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기간 SM엔터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주가는 지난해 8월 5만원대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엔 12만~13만 원대에 형성됐다. 카카오가 지분 취득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하이브(352820)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인수하자 경영권 분쟁 상황이 펼쳐졌다. 하이브가 곧장 주당 12만 원으로 공개매수에도 돌입하면서 특히 주가를 높게 끌어올리는 발판을 제공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SM엔터 지분율을 계속해서 늘려 왔다. 작년 1월 지분율은 6.16%에 머물렀다. 그러나 5월과 6월, 8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총 2.8%를 장내 매입해 지분율을 8.96%까지 끌어올렸다.
이번에 지분을 한꺼번에 대거 매도하면서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머쥐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매도 당시 평균 주가에 매도 주식 수를 곱하면 처분 금액은 총 1180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된다.
국민연금은 SM엔터 주식을 최근 대량 매도했어도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은 그대로 행사할 수 있다. 하이브와 기존 SM엔터 경영진은 각자의 이사회 후보 명단을 제출하면서 양쪽은 주주들을 향한 표심 구애에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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