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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틸론 ‘상장 연기’의 전말…메타버스 매출 추정이 발목 잡았다

금감원, 3일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

수요예측 나흘 앞두고 일정 연기

블루포인트도 정정신고서 요청 받아





클라우드 가상화 메타버스 오피스 전문 기업 틸론이 코스닥 이전 상장을 연기했다. 금융 당국이 틸론 측에 매출추정을 포함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면서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중소형 공모주들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금융 당국의 심사 역시 까다로워진 모습이다.

금감원, 강원도 메타버스 사업 매출 근거 정정 요구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틸론은 전날 금감원으로부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 122조에 따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다고 공시했다. 금감원은 틸론이 지난달 17일 IPO 절차 진행을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내용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당초 틸론은 오는 7~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13~14일 일반 청약을 거쳐 이달 말 상장할 계획이었다. 2015년 코넥스 시장 입성 후 8년 만의 이전 상장 도전이다. 희망 공모가는 2만 5000~3만 원으로 최대 180억 원을 조달하려고 했다. 앞서 이노진(344860)·유비온(084440) 등 코넥스 기업들이 코스닥으로의 이전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틸론의 주가 역시 상장 예비 심사 승인(2월 9일) 이후 주가가 최대 약 50% 뛰기도 했다.

하지만 금감원의 정정 신고 요청에 따라 상장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정정 신고 요청을 받은 기업은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고 신고서는 영업일 기준 15거래일 이후에 효력이 발생한다. 틸론 관계자는 “3월 상장은 물리적으로 어렵게 됐다”며 “늦어도 5월에는 상장 절차를 다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금감원의 정정신고서 요청 여부에 대해 틸론과 금감원 해석이 엇갈리기도 했다. 지난 1일 일부 언론은 틸론이 금감원으로부터 미래 매출 추정 때문에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지난달 28일 1만 9490원이었던 틸론의 주가가 2일 1만 8100원으로 떨어졌다.

최백준 틸론 대표는 2일 본지 통화에서 “실적 관련 정정 요구를 받은 바 없다”며 “실적은 확보된 사업기회를 기반으로 수차례 검증해 달성 가능한 수치”라고 말했다. 상장 주관사인 키움증권(039490) 측도 “금감원으로부터 관련 요청을 받은 적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같은 날 “정식 요청을 한 건 아니지만 매출 추정과 관련해 실무 라인에서 구두 질의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국 금감원이 3일 틸론 측에 정식으로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하며 논란은 일단락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메타버스 부분 매출 추정을 포함해 일부 항목들에 대해 정정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틸론은 2001년 설립된 클라우드 인프스트럭처(Infrastructure)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핵심 소프트웨어 ‘디스테이션(Dstation)’을 활용한 구축형 가상 데스크톱(VDI)과 서비스 데스크톱(DaaS) 제공이 주력 사업이다.

틸론은 기존 증권신고서에서 2023년과 2024년 예상 매출액을 각각 325억 4200만 원, 465억 3800억 원으로 제시했다. 2021년 매출액(113억 2800만 원)보다 크게 늘어났는데 메타버스 관련 신규 매출을 2023년부터 반영했기 때문이다. 틸론은 “2024년 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 메타버스 서비스 개발 연구개발(R&D) 사업자로 선정됐다”며 “강원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시, 군, 구로 확대하는 연계사업 일부를 매출로 이어갈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754억 원”이라고 해명했다.



‘1호 상장 AC’ 도전 블루포인트파트너스도 일정 연기


국내 엑셀러레이터(AC) 1호 상장에 도전하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도 IPO 일정을 연기했다. 블루포인트는 3일 금감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았다. 당초 블루포인트는 오는 7~8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13~14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블루포인트는 기업가치 평가 방식을 수정하기 위해 지난달 초 예정했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일정을 스스로 3주가량 늦추는 등 신중을 기하기도 했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AC 상장이 전례가 없기 때문에 금융 당국 측에서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C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을 일컫는다. 블루포인트는 2014년 설립 후 지난해 말까지 276개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블루포인트가 투자한 회사 중 의료용 멸균기 제조사 플라즈맵(405000), 약물 전달 플랫폼 개발기업 인벤티지랩(389470)은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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