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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값 14년래 최고…호황에 돛단 조선 빅3

◆K조선 두달새 11조 수주

올 수주 48척 중 11척이 LNG선

메탄올 추진선 주문서도 계속 늘어

경기침체 심화·인력 부족이 걸림돌


최근 국내 조선 업계의 핵심 키워드는 ‘친환경’ ‘고부가’ 선박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액화천연가스(LNG)나 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값비싼 선박’이 수주 행진을 이끌고 있어서다. 올해 국내 조선 업계가 기나긴 적자 터널을 뚫고 흑자 전환을 예고하는 배경에도 고부가 선박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 국내 조선 3사가 올 들어 수주한 48척의 선박 중 LNG 운반선은 11척에 이른다. LNG 운반선은 한국이 전 세계 발주량의 80%가량을 수주하고 있는 효자 선박이다. 올해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가격도 높아지고 있는데 한국조선해양(009540)은 이달 2일 북미 지역 선사와 LNG 운반선 3척을 1조 78억 원에 계약해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LNG 운반선과 함께 대표적인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는 메탄올 선박도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가 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HMM이 발주한 선박 7척을 수주했는데 모두 메탄올을 주 연료로 하는 친환경 선박이었다. 메탄올 추진 선박은 일반 선박과 비교해 15%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노후 선박들의 교체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점도 조선 업계에는 유리한 대목이다. 영국 해운 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신조선가지수는 164.3으로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높은 수요가 선박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조선사 입장에서는 선가가 높아질수록 가격 협상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다. 조선 업계는 신조선가가 낮았던 시기에 수주한 선박들의 건조가 마무리되고 본격적으로 제값을 받는 수주 물량이 증가하면 앞으로 수익성이 더욱 나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선 3사가 올해 나란히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조선 업계 수주 효과는 통상 2년 뒤에 나타나는데 올해가 바로 2년 전 수주랠리의 효과가 본격화되는 때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556억 원 적자를 냈던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조 원에 가까운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010140)도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이어온 적자 행진을 끝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기 침체 심화와 고질적인 국내 조선업의 인력 부족 등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특히 전방시장인 해운 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글로벌 해운사들은 각국 정부가 공급망을 최대한 줄이고 자국으로 생산 기지를 유치하면서 공급과잉과 수요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해상운임이 급락하자 급기야 선박 운항 일정도 취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운사의 수익성 악화는 선주들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켜 결국에는 신규 선박 발주를 보류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세계 신조선 발주량이 2200만CGT(표준선환산톤수)로 지난해 4280만 CGT와 비교해 크게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질적인 조선소의 인력 부족도 걸림돌이다. 일감 부족과 인력 부족 등으로 지난해 조선 업계의 건조(인도)량은 전년 대비 25.7% 감소한 바 있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히 우리나라 조선사들이 중점적으로 수주하고 있는 LNG선은 가장 노동력을 많이 요구하는 선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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