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예비 창업인들이 가장 피했던 신규 창업 업종은 부동산 중개와 숙박·음식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초기 투자 비용이 낮은 전자상거래 중심의 도소매업 창업과 경제 불황기에 나타나는 귀농 현상 증가로 인해 농·임·어업 업종 창업은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창업생태계에 3고(高)(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5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2년 창업기업 동향’을 보면 지난해 국내 창업생태계는 경기 불황 여파가 그대로 묻어났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창업기업은 전년보다 7.1% 줄어든 131만7000개로 나타났다.
특히 고금리와 규제 강화, 경기 하락 등의 직격탄을 맞은 부동산업 창업기업은 전체 업종 중 가장 큰 폭인 전년 대비 35.2% 급감한 20만6000개를 기록했다. 실제 부동산업을 제외할 경우 2022년 창업은 전년대비 1만1129개(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날 정도로 부동산업 창업은 대폭 감소했다. 특히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가 줄어들면서 거래량의 감소가 부동산 중개 및 대리업의 신규 창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금리인상과 자산 가치 하락 등의 영향으로 주거용 및 비주거용 건물임대업 창업 역시 줄었다.
지난 정부 부동산 가격 급등에 전체 창업 비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9.5%(2020년 기준)까지 커졌던 부동산 창업 비중은 부동산 경기 하락에 결국 15.6%까지 감소 했다.
부동산 경기 영향을 받는 건설업 창업기업도 6만7000개로 5.9% 줄었다.
지난해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줄고 건설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 계약이 해지된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식재료 등 물가급등과 높은 금리 등으로 음식점과 숙박업 창업도 3.0%(15만6000개) 줄었다. 음식점업 중 한식일반음식점업을 중심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배달 또는 포장 가능한 치킨·김밥·피자 등의 음식점업 역기 감소했다. 숙밥업은 여관업과 기타 일반·생활숙박시설운영업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반면 주점·비알코올 음료점업은 일반유흥주점업과 기타주점업, 테이크 아웃이 가능한 커피전문점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제조업 창업기업도 4만2000개에 그쳐 13.3% 줄었다.
중기부는 "지난해 제조업은 글로벌 경기 불안, 원자재·금리 상승, 중국의 셧다운(봉쇄), 정부의 관급 발주 축소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반면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과 전자상거래 증가 영향으로 도소매업 창업기업(45만6000개)은 7.3% 늘었다. 또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와 실외 여가 활동 증가로 예술·스포츠·여가업과 교육서비스업이 6.6%, 4.3% 각각 증가했다.
경기 불황 여파에 귀농인구가 증가하며 농·임·어업 및 광업 창업기업도 12.9% 늘었다.
중기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인구이동 추이를 보면 일반적으로 경제 호황기에는 농촌에서 도시로 인구 유입이 많고, 경제 불황기에는 도시에서 농촌으로의 이주 경향이 높았다”고 말했다. 실제 기존 농어촌 인구가 주로 하던 법인 창업은 줄었지만 귀농 인구 증가로 인해 개인 창업이 전년대비 20.4% 늘었다.
여기에 스마트팜 등 첨단시설화를 추구하는 정부 정책에 따라 젊은층에서 채소류 중심의 스마트팜을 도입하려는 의향이 높아지면서 딸기나 토마토 등과 같이 시설재배에 적합한 채소 품목을 선택하는 귀농이이 많았다.
지난해 제조업과 지식기반서비스업을 합한 기술기반 창업기업은 22만9000개로 전년보다 4.3% 줄었다. 지난 2021년 24만개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기저효과와 대내외 경기 침체 영향에 따른 것이다. 반면 전체 창업기업 중 기술기반 창업기업 비중은 17.4%로 역대 최고였고 창업기업 수도 지난해 이어 2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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