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을 하루 앞두고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11% 내린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07%, 0.12% 올랐는데요.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3.901% 선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3.98%대까지 상승했습니다.
월가에서는 내일인 7일 있을 파월 의장의 의회 증언에 관심이 집중돼 있는데요. 그가 어떤 발언을 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움직임이 갈릴 겁니다. 별도로 미국의 1월 공장재수주는 -1.6%로 예상치(-1.8%)보다는 좋았는데요.
종목별로는 ‘모델S’와 ‘모델X’의 가격을 내리기로 한 테슬라가 ‘모델Y’ 3470대 리콜에 2.01% 하락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서비스 부문 사업 성장에 애플 주가가 30% 오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는데 이 덕에 애플 주가가 이날 1.85% 올랐는데요. 오늘은 파월 의장 발언 예상과 경기침체, 증시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파월, 데이터 따라 움직일 수 있게 유연성 확보하려고 할 것”…“에버코어ISI, 강력한 매파 메시지·0.5%p 인상에 기름 붓지 않을 것”
우선 파월 의장의 상원 증언 전망부터 보죠. 현재로서는 그가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것”이라는 취지의 생각을 전달할 것이라는 데는 이론이 없습니다.
1월 고용과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 생산자물가지수(PPI),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등을 보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끈적끈적하고 노동시장은 강하기 때문인데요. 지금 기준금리에서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죠. 최종금리가 지난해 12월 제시 수준(5.00~5.25%)보다 더 오를 가능성도 상당히 높은데요.
시장의 걱정은 파월 의장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p) 금리인상 가능성과 훨씬 더 높은 최종금리(예. 6%)를 시사할지입니다. 좀 더 정확히는 이런 가능성에 문을 열어두느냐일텐데요. 1차로는 21일부터 22일 열린 3월 FOMC의 0.5%p 여부가 될 겁니다.
연준 출신인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은 0.25%p를 예상하는 이들이 많지만 (정작) 3월 FOMC에서는 0.5%p가 기본가정이 될 수 있다”며 “파월은 의회에서 (0.5%p)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것을 열어 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물론 여기에는 2월 고용과 CPI라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데이터에 따라 더 올리든 말든 한다는 거죠. 문을 열어둔다는 것이 3월에 반드시 0.5%p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문을 열어두는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1시44분 현재 3월 FOMC에서 0.25%p 금리인상 확률이 69.4%, 0.5%p는 30.6%인데요.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은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파월이 의회에 할 얘기를 크게 △노동시장 회복력 있으며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생각보다 느림 △앞으로의 금리인상에 더 유연성을 제시 △2% 인플레이션 타깃 재확인 등으로 꼽았습니다. 그는 “일부는 3월에 0.5%p를 얘기하는데 아직은 이를 확정으로 보면 안 된다”면서도 “그는 앞으로 나오는 데이터에 따라 움직일 수 있게 최대한 유연성을 갖기를 원할 것이다. 이는 시장이 너무 긍정적으로 가는 것도 막아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다이앤 스웡크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파월은 의회에 매파적인 모습으로 와서 매파적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며 “아직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놔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의 생각은 다릅니다. 그는 “파월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리는 작업이 한두 달 전보다 속도가 느려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길이 험난할 것이라고 하겠지만 초강력 매파(max hawkish)나 0.5%p 인상 전망이 커지게 기름을 붓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 금리가 더 높게 바뀔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점쳤는데요.
현재 금리선물 시장은 5.25~5.50% 내지는 많게는 5.50~5.75% 정도로 최종금리를 보고 있는 상태입니다. 파월이 3월 0.5%p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나 6%에 가까운 금리를 따로 언급하지 않는다면 금리 문제는 이미 시장에 다 반영돼 있다는 뜻이겠죠.
블룸버그통신은 파월이 의회에서 인플레이션 문제를 경고하면서 더 높은 금리를 위한 발판을 만들겠지만 이것이 노동시장을 중시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앞서 골드만삭스는 3월 0.5%p 확률이 낮다고 했죠. 크리스 라르킨 E트레이드의 매니징 디렉터는 "트레이더들은 3월에 0.25%p의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서머스 “미, 몇 달 내 에어포켓(air pocket) 만날 것”…“다이먼, 연착륙 가능하나 완만한 침체·심한 침체도 가능 인플레 충분히 안 낮아질 것”
정리하면, 7일 의회 증언에서 파월이 0.5%p 가능성을 열어두느냐, 아니냐가 중요한데 가능성을 열어두더라도 데이터에 따라 상황은 달라집니다. 주말이 지난 만큼 앞으로 나올 고용과 CPI 지표 전망치를 간단히 다시 전해드리면 8일 나올 1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상 구인건수 전망치가 이날 현재 1058만4000건으로 지난 3일(1070만 건)보다 약간 줄었는데요. 여전히 강하죠. 2월 비농업 일자리는 22만3000개로 20만 개에서 전망치가 상향됐고 실업률(3.4%), 전월 대비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0.3%)은 같습니다.
14일로 예정된 2월 CPI도 △전월 0.4%(1월 0.5%) △전년 6.0%(1월 6.4%) △근원 전월 0.4%(1월 0.4%) △근원 전년 5.4%(1월 5.6%) 등인데요. 서비스를 포함해 세부 내역을 봐야하지만 주요 수치만 보더라도 확고한 진전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수준입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3월 CPI 전망치를 보면 전년 대비 5.4%인데 근원은 이보다 높은 5.66%로 예상됩니다.
좋은 소식도 있긴 한데요. 뉴욕 연은 이날 2월 글로벌 공급망 압력지수(GSCPI)가 -0.26으로 2019년 8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1월(0.94)보다도 크게 떨어졌는데요. 뉴욕 연은은 “이는 공급망 압력이 크게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유럽에서의 납품 시간이 개선됐다”며 “공급망이 정상으로 돌아왔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보기에 따라 약간 해석이 갈리는데요. 로이터통신은 “인플레 압력이 줄어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지만, 공급망이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만큼 앞으로는 공급망 개선에 따른 인플레 하락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장선에서 “무서운 것이 앞에 있다”거나 “연준이 신뢰를 일부 잃은 것 같다”는 강성 발언을 이어온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도 침체 가능성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다시 한번 지적하고 나섰는데요. 그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우리는 여전히 연착륙할 수 있다”면서도 “완만한 침체도 가능하고 더 심한 침체도 가능하다.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올 4분기까지는 충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연착륙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최소한 올해는 연준이 금리를 더 많이 올려야 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건데요. 그는 “미국 소비자가 지금은 좋지만 (초과저축은) 언젠가 사라질 것”이라며 “내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이며 이는 석유와 가스,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및 중국과의 관계와 연계돼 있다. 경제 문제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그동안의 주장을 되풀이했는데요. 그는 이날 CNN에 “과거에 그랬듯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과정은 어느 순간에 경기침체를 초래할 것”이라며 “경제가 몇 달 안에 에어포켓(air pocket)을 만나 급격하게 하강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에어포켓은 공기압이 달라 비행기의 갑자기 고도가 떨어지는 지역을 의미하는데요. 서머스는 최종금리가 5.5% 정도일 것이라고 보지만 6%로 간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WSJ, 그런데 왜 침체 전망은 항상 6개월 뒤일까?”…“S&P 올라도 4125~4150이 시험선 200일 이평선 계속 주시 필요”
그런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냈습니다. ‘왜 경기침체는 항상 6개월 뒤일까?’라는 제목의 글인데,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주장하는 것보다 지금의 미국 경제상황이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게 주제인데요. 레이 패리스 크레디트 스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매 6개월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6개월 뒤의 침체를 예측해왔다”며 “올해도 사람들은 6개월마다 6개월 뒤의 침체를 점치게 될 것”이라고 했죠. 그 전망이 안 맞고 있다는 뉘앙스죠.
WSJ은 지금의 미국 경제가 특이한 요인 3가지를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 때 초과저축 1조7000억 달러 계속해서 효과 △공급망 문제로 주택건설·자동차 제조 지연 지속해서 고용 및 수요유지(금리인상 효과 상대적으로 낮음) △노동자들 코로나19 이후 외식·여행 같은 서비스지출 급증 등인데요.
WSJ은 “강력한 고용과 소비지출이 연준의 금리인상 효과를 저해하고 있다”며 “2000년대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에게 올라가지 않는 장기 국채금리가 난제였다면 파월에게는 노동시장이 수수께끼다. 장기국채금리가 경제를 억제할 수 있을 정도에 충분한지도 의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주 연준이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노동시장 공급이 급격하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준의 싸움은 길어지고,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가능한데요. 노동시장의 수수께끼는 침체 돌입 시점을 뒤로 계속 미루거나 없앨 수도 있지만 계속된 긴축에 따라 어느 순간 미국을 침체에 빠지게 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게하죠.
이제 증시 상황 보겠습니다. 대표적인 약세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이 이번에는 단기랠리를 점쳤는데요. 그는 지난 주 증시 상승을 거론하면서 “증시가 중요한 테스트에서 살아남았다”며 “(단기적으로는) S&P가 4150까지 갈 수 있지만 펀더멘털이 계속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중기적으로는 시장이 더 하락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S&P500이 4055.50에 마감했는데요.
실제 시장은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4%를 넘으면서 흔들렸다가 국채금리가 하락하면서 안정을 되찾았죠. 한때 S&P의 200일 이동평균선(약 3940)이 깨지느냐를 두고 말들이 많았습니다. 200일 이평선 아래로 내려가면 더 많은 하락이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마이클 윌슨이 말한 테스트도 이것입니다.
기술적 분석가인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는 “1950년 이래로 S&P는 베어마켓에 있더라도 한달 동안 200일 평균 이상의 주가지수를 유지할 경우 새로운 최저치를 기록한 적이 없다”면서도 “국채금리 때문에 S&P는 상승폭이 4125~4150 정도로 제한적일 수 있으며 여전히 최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는데요.
반면 크리스토퍼 하비 웰스 파고 전략가의 생각은 다릅니다. 그는 “우리가 베어마켓에 있는 것처럼 거래하지 마라. 우리는 (베어마켓에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는데요.
추가로 초단기 제로데이 옵션이 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JP모건은 최근 제로데이 옵션 거래 규모가 하루 1조 달러를 넘어섰다며 시장 혼란 시 하락폭을 20%가량 키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오늘은 태풍의 눈에 가깝고 본게임은 내일이겠습니다. 내일 있을 파월 의장의 의회 연설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은 ‘3분 월스트리트’에서 찾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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