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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기다린 한투…대형IB '공개매수 대전’

하이브 대행 삼성증권 맞서 만반의 채비

NH투자, 오스템 대성공에 업계 1위 확고

의무공개매수 도입 앞둬 新수익원 부상

전국 지점 갖춘 대형사 유리

한샘의 공개매수 공고.




상장사의 인수합병(M&A)을 겨냥해 주식공개매수가 조(兆) 단위로 잇따라 진행되자 국내 대형 투자은행(IB)들 간 공개매수 주관사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공개매수를 삼성증권이 대행했으나 실패로 끝나자 카카오의 SM엔터 공개매수 가능성에 한국투자증권이 벌써 만반의 채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6일 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IB들이 향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공개매수 거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의 수요 파악에 나서고 있다. 공개매수 수수료가 웬만한 코스닥 기업 상장 수입을 웃도는 경우가 많아 IB들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신(新)시장이 된 것이다. 특히 공개매수는 전국에 걸친 소액 투자가들을 상대하면서 이뤄지기 때문에 고객 및 계좌 확대 등 부수 이익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을 앞두고 상장사에 대한 공개매수는 이전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동안 쌓아온 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IB 중 공개매수 시장에서 가장 압도적인 존재감을 나타내는 곳은 NH투자증권이다. 배광수 인더스트리 3본부장이 총괄하면서 2020년 2월부터 약 3년 동안 진행된 공개매수 24건 중 11건을 NH투자증권이 주관했다. 최근 대성공을 거둔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를 포함해 총매수 금액만도 약 2조 8000억 원에 달한다. NH투자증권은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만으로 11억 원의 수수료 수입을 챙겼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카카오가 SM엔터의 공개매수에 나설지다. 이미 한투가 카카오의 SM엔터 공개 매수를 주관하기 위해 물밑에서 상당한 협의를 진행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투는 카카오뱅크의 2대 주주로 있어 카카오그룹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김성철 IB4본부장이 가격과 매입 수량 등을 둘러싼 다양한 공개매수 전략을 카카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투는 최근 IMM PE가 한샘에 대해 단행하기로 한 1000억 원 규모의 공개매수를 주관하고 있다.

하이브가 이날 실패를 인정한 SM엔터 공개매수는 삼성증권이 업무를 총괄 관리했는데 30억 원에 달하는 수수료가 책정됐다. 다만 하이브가 사들이려던 매입 목표에 크게 못 미쳐 삼성증권의 수수료 수입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개매수 수수료는 매수액과 상관없이 거래의 난이도, 공개매수의 목적 등을 고려한 정액제 방식으로 책정한다. 공개매수 성공 여부가 불확실했던 SM엔터의 경우 총매수 금액이 오스템임플란트의 절반 수준이지만 2배 이상 높은 수수료를 책정했다.

NH투자증권에 이어 대신증권도 공개매수에 강점을 갖고 있어 최근 3년간 3건의 공개매수를 주관하면서 총매수액이 1조 7300억 원에 달한 바 있다. IB 규모에 비해 미래에셋증권의 공개매수 주관 규모는 2055억 원에 그쳐 미래에셋 측도 공개매수 업무의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연말 혹은 내년부터는 기업들의 공개매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M&A시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을 위해 올해 중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주관사는 전국적인 오프라인 영업망을 갖춘 대형 IB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하기 위해서는 직접 본점이나 지점을 찾아 청약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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