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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포스코 이어…SK도 '깜깜이 배당' 없앤다

[Biz Focus] 당국 권고에 재계 잇따라 화답

주총시즌 앞두고 안건 상정 확산

삼성, 금융계열사 먼저 절차 개선

전자는 이미 3년치 배당규모 예고

LG도 내년 이후 제도변경 나설 듯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 전경. /사진제공=SK그룹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현대자동차 본사 사옥.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와 포스코에 이어 SK(034730)그룹도 이른바 ‘깜깜이 배당’을 없앤다.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먼저 확인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당 절차를 개선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국내 상장사들은 연말에 배당 받을 주주를 먼저 정한 뒤 다음 해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확정해 깜깜이 배당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금융 당국도 이 같은 관행을 없애라고 권고한 만큼 이달 주총 시즌을 앞두고 배당 절차 개선에 나서는 기업들이 줄지을 것으로 보인다.

6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29일 주주총회에 배당 절차 개선안을 상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당액 확정일 이후 배당 기준일을 설정할 수 있게 이사회에서 배당 기준일을 정하도록 정관을 바꾸는 것이 골자다.



SK그룹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연말에 배당 받을 주주를 정한 후 이듬해 봄에 열리는 주총에서 배당금을 확정해왔다. 이른바 ‘선(先)배당 기준일, 후(後) 배당액 확정’ 방식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배당금을 얼마나 받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한 뒤 주총에서 결정되는 배당을 그대로 수용해야 해 깜깜이 배당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는 글로벌 추세와도 맞지 않다. 미국·영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배당금을 먼저 결정한 후 배당 받을 주주를 확정한다. 일례로 미국 애플은 지난해 9월 주주총회에서 배당액을 결정한 뒤 11월 17일 이전까지 주식을 취득한 주주에게 12월 8일 배당금을 지급했다.



당국은 올 1월 배당 여부와 배당금을 알고 거래할 수 있는 개선안을 내놓았다. 배당액을 알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해 장기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경제협력개발기구(OCED) 국가 중 배당 성향이 낮은 국내 증시에 대한 저평가를 완화하겠다는 의도다. 당초 12월 말 배당 주주가 정해지고 3월 주총에서 배당액이 확정됐다면 앞으로는 3월 주총에서 배당액을 먼저 정하고 4월께 배당 주주를 확정하는 식이다.

당장 내년부터 주주들이 바뀐 방식으로 배당 받기 위해서는 올해 주총에서 배당 절차를 바꿔야 한다. 이에 현대차(005380)·포스코·SK를 비롯한 기업들이 앞다퉈 이번 주총에 관련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23일 열리는 주총에 배당 절차 개선안을 상정한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004020)도 각각 17일, 22일 열리는 주총에 안건으로 올렸다. 삼성그룹은 우선 금융 계열사를 중심으로 배당 절차를 개선하는 데 착수했다.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 등이 배당 절차를 손질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올해 주총에서 다룰 예정이다. 올해 초 금융 당국이 배당 절차 개선을 권고한 뒤 금융 계열사들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다만 삼성전자(005930) 등 핵심 계열사들은 자본시장법 개정이 확정되는 대로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과거 엘리엇 사태 등을 거치면서 배당 확대 등 주주 권리 보호에 대한 방안이 상당히 도입돼 정관 변경 등을 서두를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후 연간 배당 목표와 3년 단위 배당 규모를 주주들에게 직접 예고해왔다. 삼성전자 투자자라면 배당 기준일에 관계없이 배당 규모를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삼성전자의 최근 3년(2021~2023년) 배당 목표는 연간 9조 8000억 원이다. 또 이 기간 발생하는 잉여 현금 흐름의 50%도 주주에게 환원된다. 또 삼성전자는 정기 배당뿐만 아니라 분기 배당도 실시하고 있어 관련 자본시장법이 바뀔 경우 배당 정책 변경을 검토할 여지도 충분하다.

LG그룹은 대다수의 계열사가 올해는 기존 절차를 유지하고 내년 이후 제도 변경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G전자(066570)·LG화학 등 주요 계열사들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을 주주 환원(LG전자)’하는 식으로 주주들에게 배당 가이던스를 제시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다수의 대기업이 생각보다 빠르게 제도 변경에 동참하고 있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변경이 되면 주주가치도 제고할 수 있고 주가 저평가 해소에도 일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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