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KT&G(033780) 경영진으로부터 FCP가 접수한 2023년 KT&G 주주총회 11개 안건 중 9개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하겠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7일 밝혔다. 인삼공사 분리상장과 1.16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에 관한 안건이 제외됐다. FCP는 이에 따라 인삼공사 인적분할 가처분 신청은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KT&G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9개의 안건은 △차석용, 황우진 후보자 사외이사 추천 △차석용, 황우진 후보자 감사위원 추천 △평가보상위원회 정관 명문화 △주당 1만원 배당금 △자사주 소각 등이 포함됐다.
앞서 FCP는 지난달 17일 KT&G 본사소재지인 대전지방법원에 2023년 KT&G 정기 주주총회에 11개 안건에 관한 의안상정가처분을 접수했다. FCP의 제안을 KT&G가 수용하지 않은 채 주주총회 소집 절차에 들어간 데 따른 초치였다. FCP는 이 가운데 '인삼공사 분리상장' 안건 신청 가처분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경영진의 협조가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상현 FCP 대표는 “KT&G측이 인삼공사 분할계획서 등은 이사회 및 경영진의 협조가 있어야 주주총회에 올릴 수 있는 안건이라고 반박해 어렵게 내린 결정”이라며 “FCP 역시 이에 대한 KT&G의 입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에, 지난해 10월부터 분할계획에 대해 수차례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인삼공사 분리상장 안건의 가처분 신청 취하가 ‘주주제안 전략의 재정립’에 해당할 뿐, “제안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수 있도록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FCP는 지난달 15일 한국인삼공사를 인적분할하고 이사회의 일원으로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KT&G에 공식 요구했다. KT&G(분할회사)에서 한국인삼공사 주식을 100% 보유한 지주회사(분할신설회사)를 분리하는 방식이다. 이후 이 분할신설회사의 이사회에 차 전 대표와 황우진 전 푸르덴셜 생명보험 대표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경영진을 꾸려야 한다고 FCP는 주장했다.
그러나 KT&G 측은 “한국인삼공사의 분리 상장 추진은 장기적 관점의 기업 가치·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실익이 적다”며 사실상 행동주의펀드들의 요구에 선을 그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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