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7일 사의를 표명한 이원덕 우리은행장 자리를 비롯해 자회사 14곳 중 9곳의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지주사를 슬림화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임종룡 회장 내정자의 이달 24일 공식 취임을 앞두고 ‘조직 혁신’과 ‘미래 경쟁력 확보’라는 임 내정자의 경영 전략 방향을 공개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우리금융 측은 “신임 회장의 의지를 담아 계열사 인사를 일괄 실시하는 개편을 단행함으로써 조기에 경영 안정을 기하고 쇄신 분위기를 진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우리금융 이사회는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된 8개 자회사 중 7개의 CEO를 교체했다. 외부 전문가인 김경우 대표를 CEO로 영입한 우리PE자산운용은 제외했다. 자추위는 우리카드 대표에는 박완식 우리은행 개인·기관그룹장을 추천했다.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에는 조병규 우리은행 기업그룹장을, 우리종합금융 대표에는 김응철 우리은행 외환그룹장을 내정했다. 이종근 우리금융 경영지원부문 전무는 우리자산신탁 대표로, 전상욱 우리금융 미래성장총괄 사장은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로, 김정록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은 우리펀드서비스 대표로 자리를 옮긴다.
외부 출신인 남기천 전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우리자산운용 대표에 내정한 부분도 눈에 띈다. 우리금융은 “그룹 자산운용부문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진용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CEO는 각사 주총이 열리는 이달 22~23일 취임하며 우리금융연구소 대표는 추후 선임할 예정이다.
업계 최대 관심사로 꼽혔던 이원덕 행장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이 행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새로운 은행장을 물색하게 됐다. 이 행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해 올해 12월까지 임기가 남았지만, 임 내정자의 경영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은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신속하게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자회사들의 경영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지주사 몸집을 가볍게 해 전략 수립과 시너지 창출, 조직 문화 혁신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총괄사장제와 수석부사장제를 폐지하고 부문도 11개에서 9개로 축소하면서 지주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또 지주 임원은 11명에서 7명으로 줄이고 6명을 교체 임명했다.
더불어 대대적 조직 문화 혁신을 추진한다는 임 내정자의 의지에 따라 회장 및 자회사 CEO 협의체인 ‘기업문화혁신TF’를 회장 직속으로 신설했다. 또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미래사업추진부문’도 신설했다.
우리은행도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기존 영업총괄그룹을 폐지하는 대신 전체 조직을 국내영업부문·기업투자금융부문 등 2개 부문으로 재편하고 각 부문 산하에 5개와 4개 영업 관련 그룹을 배치했다. 중소기업그룹·연금사업그룹·기관그룹을 신설해 영업력을 확충하고 금융 소외 계층 전담 상품과 서비스 지원을 맡는 상생금융부를 새롭게 만들었다. 우리은행 역시 전체 임원 수는 19명에서 18명으로 줄이고 이 중 12명을 교체 배치했다.
한편 8일 예정된 그룹경영협의회는 예정대로 개최된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의장으로 참석하며 기존 자회사 대표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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