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이른바 ‘쓰레기산’에서 화재가 발생해 독성물질이 쏟아져 나오고 악취가 퍼지는 등 비상사태가 벌어졌다.
미국 CNN은 인도 소방당국이 쓰레기산 화재 현장에서 피어오르는 독성 매연을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케랄라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일 남부 항구도시 코친의 브라마프람 쓰레기 매립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대부분 진압됐지만 짙은 연기와 메탄가스가 해당 지역을 뿌옇게 뒤덮으며 대기질 저하와 함께 코를 찌르는 악취가 퍼지고 있다.
유독가스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장에 배치된 소방대원 몇몇은 연기로 인해 기절했다고 당국은 전했다.
인도 정부는 주민 60만 명에게 외출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 N95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지난 6일에는 휴교령까지 내렸다.
매립지 화재는 쓰레기에서 나오는 가연성 가스로 인해 발생한다. 유럽연합(EU) 국제도시협력 프로그램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마프람 매립지 면적은 16에이커(6만5000㎡) 수준으로 하루 평균 100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몰려든다. 그중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비율은 1%에 불과해 매립지 규모는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인도에는 브라마프람 외에도 3000여 개의 쓰레기산이 곳곳에 분포돼 있다. 그중 인도 최대 쓰레기산인 뭄바이 데어너 매립지도 빈번한 화재로 인근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도 뉴델리 가지푸르 매립지에서도 불이 나 진압에만 수일이 소요됐다.
위성자료를 통해 환경오염을 감시하는 온실가스위성(GHGSat)에 따르면 인도 쓰레기산의 메탄 배출량은 세계 최대 수준이다.
인도 정부는 약 130억달러(17조원)을 투입하는 ‘클린 인디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10년간 최소 30% 감축한다는 내용의 국제메탄서약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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