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192820)가 ‘맞춤형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다. 제조사가 화장품 성분·특징을 미리 정해 대량으로 생산한 뒤 판매하는 일반 화장품과 달리 개인 소비자가 화장품에 들어가는 성분·향료 등을 직접 정하는 방식이다. 최근 개인 취향에 따른 화장품 세분화 소비 경향이 커지고 있어 맞춤형 화장품 시장 규모는 올해 503억 달러(한화 약 66조 396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랜드 화장품 기업들이 앞다퉈 맞춤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스맥스는 ODM 기업만의 경쟁력인 대규모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코스맥스는 8일 맞춤형 화장품 플랫폼 '3WAAU(쓰리와우)'를 애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로 선보이고 샴푸와 트리트먼트를 각각 1종씩 출시했다. 소비자가 앱이나 홈페이지에 접속해 자신의 두피 상태나 모발 특성 등을 입력하면 본인에게 맞는 성분들이 포함된 샴푸·트리트먼트를 추천한다. 총 1260만 가지의 성분 조합 중 고객에게 최적화된 조합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제품 특징이 확정되면 단 1개의 샴푸라도 24시간 내에 생산, 물류망을 통해 배송한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샴푸와 트리트먼트로 시작해 올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스킨케어 제품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개인은 물론 화장품 브랜드 기업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스맥스가 모바일 앱을 통해 1200만 개가 넘는 다양한 조합들 중 고객의 피부 특성 등에 맞는 제품을 골라내 추천하고, 단 1개 제품도 24시간 내에 생산할 수 있는 비결은 화장품 ODM 기업의 특성과 더불어 그동안 진행해 온 혁신 덕분이다. 코스맥스는 30년 간 로레알·닥터자르트 등 국내외 브랜드의 화장품을 생산해 오면서 대규모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 데이터를 손쉽게 활용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했다. 소비자 특성에 맞는 성분 조합 추천은 인공지능(AI)이 담당한다. 스킨케어 제품의 경우 피부 상태나 톤 등에 따라 성분 조합을 추천할 수 있다. 아울러 제조 공정의 디지털 전환을 꾸준히 진행해 온 덕에 다품종 소량생산도 가능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인프라, AI 시스템, 스마트팩토리 등 첨단 기술이 한 데 어우러지면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화장품 브랜드·유통 기업이 아닌 전문 ODM 기업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맞춤형 화장품 시장은 개인화 트렌드에 따라 급성장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2월 유로모니터·INSIGHT ACE Analytic·QYR 리서치 등 글로벌 조사 기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맞춤형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2년 468억 달러, 2023년 503억 달러, 2025년 582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개인화·세분화 소비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미래 화장품 시장은 맞춤형이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맞춤형 제품 품목 확대는 물론 서비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개발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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