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의 CATL이 배터리 가격을 크게 낮추며 ‘치킨게임’을 예고했다. 배터리 핵심 광물의 가격도 중국 업계에 유리하게 조정되고 있어 국내 배터리 3사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CATL은 3분기부터 3년간 자사 배터리에 들어가는 탄산리튬의 가격을 톤당 20만 위안으로 낮춰 책정하기로 했다. 현재 탄산리튬 가격은 톤당 32만 위안이다. 핵심 원료의 가격을 낮춤에 따라 배터리 공급 가격은 15%가량 저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탄산리튬은 CATL 등 중국 업계가 주로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핵심 원료다.
CATL은 전체 배터리 구매의 80% 이상을 자사에 의존하는 기업에만 가격 할인을 제공할 방침이다. 일단 니오 등 중국 토종 기업이 혜택을 받지만 CATL이 향후 글로벌 제조사에도 유사한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저렴한 LFP 배터리에 관심을 갖는 완성차 제조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테슬라를 시작으로 메르세데스벤츠와 폭스바겐·포드·리비안 등이 LFP 배터리 사용 계획을 밝혔다.
CATL의 배터리 가격 인하는 탄산리튬 가격이 6개월 새 33% 이상 급락하며 가능했다. 주요 광산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린 결과다. 반면 니켈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공급 부족의 여파로 지난해 11월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올해 1월 정점을 찍었다. 니켈은 국내 업계의 주력 제품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만큼 배터리 원가가 함께 오르며 국내 업계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