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10년 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신제품을 국내에 출시했다. LG전자(066570)가 주도하고 있는 OLED 시장에 진입해 17년 연속으로 유지해온 전체 TV 시장 1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9일 서초사옥 전시장에서 제품 체험 행사를 열고 2023년형 TV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77·66·55형 크기 OLED TV 신제품을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OLED 화면이 기존 제품들보다 밝고 선명한 색상을 구현한다고 자신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 자체 개발한 ‘OLED 밝기 부스터’ 기능을 넣어 OLED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밝기 성능을 개선했다. 눈부심 방지 기술까지 입혀 빛 반사가 거의 없다고도 설명했다. 또한 ‘퀀텀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OLED+’ 기능을 탑재해 검정색부터 흰색까지 선명한 색깔과 명암을 표현할 수 있다.
OLED의 장점인 얇은 두께를 살린 것도 특징이다. 약 11㎜ 두께로 만든 이 TV는 벽걸이 형태로 설치할 때 벽과 TV 사이 틈을 최소화할 수 있다.
OLED는 디스플레이 화면의 최소 단위인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패널이다. 패널 뒤에서 빛을 내는 백라이트가 없어서 두께가 얇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보다 명암비가 뛰어나면서 전력 소모도 적다. 업계에서는 OLED를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널로 주목한다.
삼성전자의 새로운 OLED TV는 2013년 출시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제품이다. 당시 회사는 수율 문제로 OLED TV 생산을 접고 LCD 기반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사업 확장에 주력했다. 그 사이 라이벌인 LG전자는 OLED 시장에 집중했다. 이번 삼성전자가 시장 확장을 위해 OLED 생태계에 다시 진입하면서 두 라이벌 회사가 치열한 맞대결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OLED 제품 공개와 함께 2023년형 네오 QLED 8K TV도 국내 출시했다. 크면 클수록 좋다는 의미인 ‘거거익선’이 유행인 TV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98형 초대형 QLED 제품도 내놓았다. 독자 알고리즘을 인공지능(AI)로 분석한 화질 개선 기능 ‘오토 HDR 리마스터링’을 탑재했고 비대면 진료 기능 ‘굿닥’ 등 콘텐츠 서비스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QLED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TV 시장에서 17년 연속 판매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올해 삼성 TV 신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달 말부터 8일까지 진행한 TV 신제품 사전 예약 판매량이 1200여 대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예약 판매 실적을 훌쩍 넘긴 기록이다. 네오 QLED와 OLED의 비중은 각각 80%, 20%이고 75형 이상 초대형 제품 예약은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황태환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네오 QLED 8K와 OLED TV 등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며 “2023년형 TV 신제품은 풍성한 혜택과 함께 고객들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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