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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10년 만에 OLED 왕좌 놓고 재격돌…누가 웃을까 [biz-플러스]

삼성, 2013년 이후 10년만 OLED 시장 재진입

17년 연속 글로벌 1위 위상 공고히 할 지 관심

LG전자, 삼성 출시 하루 전 29개 올레드 출시

"경쟁사가 늘어나는 건 언제나 웰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TV로 불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서 재격돌한다.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중심으로 프리미엄 TV 사업을 해오던 삼성전자가 올해 신규 OLED TV를 출시하면서다.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두 회사는 하루 간격으로 국내에서 OLED TV 출시 행사를 개최하면서 동시에 포문을 열었다. 올해 삼성이 OLED 시장 확대로 17년 연속 글로벌 1위의 위상을 공고히 할 지, LG전자가 'OLED 생태계의 왕'의 입지를 더욱 탄탄히 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삼성, ‘밝기 부스터’ 등으로 OLED 성능 극대화


삼성전자 모델들이 회사의 새로운 O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9일 서초사옥 전시장에서 제품 체험 행사를 열고 2023년형 TV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77·66·55형 크기 OLED TV 신제품을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OLED 화면이 기존 제품들보다 밝고 선명한 색상을 구현한다고 자신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 자체 개발한 ‘OLED 밝기 부스터’ 기능을 넣어 OLED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밝기 성능을 개선했다. 눈부심 방지 기술까지 입혀 빛 반사가 거의 없다고도 설명했다. 또한 ‘퀀텀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OLED+’ 기능을 탑재해 검정색부터 흰색까지 선명한 색깔과 명암을 표현할 수 있다.

OLED의 장점인 얇은 두께를 살린 것도 특징이다. 약 11㎜ 두께로 만든 이 TV는 벽걸이 형태로 설치할 때 벽과 TV 사이 틈을 최소화할 수 있다.

OLED는 디스플레이 화면의 최소 단위인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패널이다. 패널 뒤에서 빛을 내는 백라이트가 없어서 두께가 얇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보다 명암비가 뛰어나면서 전력 소모도 적다. 업계에서는 OLED를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널로 주목한다.

삼성전자의 새로운 OLED TV는 2013년 출시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제품이다. 당시 회사는 수율 문제로 OLED TV 생산을 접고 LCD 기반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사업 확장에 주력했다. 그 사이 라이벌인 LG전자는 OLED 시장에 집중했다. 이번 삼성전자가 시장 확장을 위해 OLED 생태계에 다시 진입하면서 두 라이벌 회사가 치열한 맞대결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OLED 제품 공개와 함께 2023년형 네오 QLED 8K TV도 국내 출시했다. 크면 클수록 좋다는 의미인 ‘거거익선’이 유행인 TV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98형 초대형 QLED 제품도 내놓았다.

올해 삼성 TV 신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달 말부터 8일까지 진행한 TV 신제품 사전 예약 판매량이 1200여 대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예약 판매 실적을 훌쩍 넘긴 기록이다. 네오 QLED와 OLED의 비중은 각각 80%, 20%이고 75형 이상 초대형 제품 예약은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황태환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네오 QLED 8K와 OLED TV 등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며 “2023년형 TV 신제품은 풍성한 혜택과 함께 고객들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유로운 ‘OLED 10년 ’ LG전자…"삼성 진입 웰컴"


LG전자 HE사업본부 주요 경영진들이 회사 올레드 TV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삼성전자의 OLED TV 출시일 하루 전날인 8일 서초 연구개발(R&D)캠퍼스에서 2023년 LG 올레드 TV 출시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서 LG전자는 ‘올레드 10년’을 앞세우며 회사의 OLED 리더십을 강조했다.

LG전자는 40형대부터 90형대에 이르는 최다 라인업을 갖춘 올레드 TV를 13일부터 국내와 해외 시장에 순차 출시한다. 올해 LG 올레드 TV는 올레드 에보, 롤러블, 8K 등 제품을 모두 포함해 총 7개 시리즈 29개 모델로 나온다. 97형 올레드 TV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출시 행사에서 제품 설명을 맡은 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삼성의 OLED TV 시장 재진입에 대해 “경쟁사가 늘어나는 것은 언제든 웰컴(환영)”이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백 상무는 10년 전 올레드 TV 사업을 시작할 당시를 회상하며 “다른 기업들이 만들지 않는 제품이었기 때문에 기준을 잡기가 쉽지 않았고 오히려 경쟁 업체들이 들어왔을 때는 반가웠다”며 “지금에 이르러서는 너도나도 올레드를 하겠다는 것을 보니 10년간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보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OLED TV 사업 진입을 계기로 재점화된 번인(잔상) 이슈에 대해서도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했다. 최근 LG 측은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알팅스’의 내구성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의 OLED TV가 번인에 취약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OLED TV는 테스트 시작 이후 2개월 만에 번인 현상이 발생하며 LG 올레드 TV보다 먼저 잔상이 생겼다.

정재철 HE연구소장 전무는 “LG 올레드 TV의 패널에는 10년간 번인을 막기 위해 쌓은 10가지 이상의 기술과 노하우가 담겼다”며 “알팅스 테스트 결과도 이러한 기술이 축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전자는 올해 출시한 신제품을 기반으로 TV 사업 내 올레드 비중을 35%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13년 LG전자가 올레드 TV를 첫 출시한 후 누적 출하량은 1500만 대를 넘어섰다. 글로벌 TV시장에서 OLED TV 판매량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3년 4000대 수준이었던 전 세계 OLED TV 출하량은 10년 만에 1852배, 매출액 기준으로는 283배 넘게 증가했다.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가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수요 둔화로 3분기와 4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부진했던 TV 사업의 실적 개선도 자신했다. 백 상무는 “물류비나 환율 면에서 사업 환경이 좋아져 부담이 많이 해소돼 분기별 흑자 전환을 빠르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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