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팹리스 스타트업 중 처음으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에 등극한 파두가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준비에 돌입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두는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이날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일반적으로 상장 심사에 최소 3~4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두의 상장 시점은 올 하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양호하다”며 “연내 상장을 목표로 빠르게 절차들을 밟아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NH투자증권(005940)이 대표 주관사를 맡았고, 한국투자증권도 공동 주관사로 나섰다.
파두는 지난달 27일 상장 전 마지막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에서 신규 투자자인 위드윈인베스트먼트, IBK캐피탈을 비롯해 기존 투자자인 포레스트파트너스로부터 1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때 파두는 1조 8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2016년 12월 SK인포섹(현 SK쉴더스)과 포레스트파트너스 등에서 첫 투자를 받을 때 인정받은 기업가치가 540억 원 수준이었는데 약 6년만에 몸값이 20배 가까이 뛴 셈이다.
파두는 서울대 공대 ‘메모리 및 스토리지 구조연구실’ 출신 연구원들이 주축이 돼 2015년 설립된 펩리스 업체다.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 출신 이지효 대표와 SK텔레콤 융합기술원에서 반도체 연구원으로 일한 남이현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데이터센터에서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면서도 안정적인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컨트롤러가 주력 제품이다. SSD는 플래시 메모리를 활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보다 발열, 소음이 적고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다.
파두는 앞서 지난해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에 기업용 SSD 컨트롤러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향의 다양한 반도체 제품군을 갖춘 매출 3조 원 수준의 글로벌 팹리스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파두의 매출은 2021년 51억 원에서 2022년 500억 원 후반대로 10배 이상 뛰었다. 영업이익도 4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7월 170명이던 직원은 지난달 230여 명으로 빠르게 늘며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도 ‘AA’와 ‘A’라는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IB업계에서는 파두의 상장 후 시가총액이 2조 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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