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혈관 내 초음파, 광간섭단층영상 같은 영상장비를 활용한 스텐트 시술의 임상적 유용성을 최초로 입증하며 국제적 관심을 받았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중재시술팀(권현철·최승혁·한주용·송영빈·양정훈·이주명·박택규·최기홍 교수)은 최근 미국 뉴올리언즈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회의(ACC 2023)에서 혈관 영상기법을 활용한 스텐트 시술이 관상동맥 병변이 발생한 환자에게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스텐트 시술은 심장근육에 혈류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혔을 때 스텐트(금속 그물망)를 삽입해 넓히는 치료법이다. 다만 복잡한 관상동맥 병변을 가진 환자의 경우 난이도가 높아 시술이 쉽지 않다. 이처럼 위험 부담이 큰 환자의 경우 병변 상태를 확인하고 더욱 꼼꼼한 시술을 시행하기 위해 혈관조영술과 함께 혈관 내 초음파 (IVUS·Intravascular Ultrasound), 광간섭단층영상(OCT·Optical Coherence Tomography) 같은 혈관 내 영상장비를 사용한다. 혈관조영술만 사용하는 것보다 실제 환자의 예후를 개선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었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된 ‘RENOVATE-COMPLEX-PCI 연구’는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해 국내 20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이다. 2018년 5월부터 2021년 5월까지 복합적인 관상동맥 병변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 1639명을 대상으로 혈관 내 영상장비 사용 여부에 따른 스텐트 시술의 예후를 비교했다.
분석에 따르면 스텐트 시술 후 2년 정도 경과하자 전체 환자의 9.2%에서 심장 관련 사망, 심근경색, 반복적인 스텐트 시술 등 표적 혈관 실패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술 시 혈관 내 영상장비를 함께 사용한 그룹(1092명)에서 표적 혈관 실패가 발생한 비율은 7.7%로, 혈관조영술만 시행한 그룹(547명)의 12.3%보다 위험도가 36% 더 낮았다. 특히 심장 관련 사망 위험도는 혈관 내 영상장비를 사용한 그룹이 53%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잡한 관상동맥 병변을 환자에게 스텐트 시술을 시행할 때 혈관 내 영상장비를 함께 사용하면 혈관조영술만 사용하는 것보다 시술 후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학술가치를 인정받아 'ACC 2023' 기간 최신 혁신 연구(Late-Breaking Clinical Trials) 세션에서 소개됐고 저명한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월호에 동시 게재됐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중재시술팀은 “스텐트 시술을 받아야 하는 복합 관상동맥 질환 환자에게 더 효과적인 시술 방식이 확인됐다”며 “치료가 어렵고 복잡한 심장질환을 앓는 환자들도 희망을 잃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연구를 이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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