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가 하이브(352820)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를 품게 됐다. 하이브는 SM엔터 인수 절차 중단을 선언하고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후보 추천도 철회하기로 해 한 달여간 불을 뿜어온 경영권 전쟁이 막을 내렸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SM엔터 지분 인수 경쟁을 끝내기로 하고 12일 이같이 합의했다. 하이브는 “카카오와의 경쟁 구도로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면서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도 이날 "예정된 SM엔터 공개 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하이브와 SM엔터 간 사업 협력을 구체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양측의 합의로 하이브는 SM엔터 추가 지분 인수를 중단하는 한편 SM엔터 정기주총에서 하이브 측 사내이사 후보들도 모두 사퇴시키기로 했다. 사외이사 후보들의 사퇴 여부는 카카오와 추가 협의해 결정한다. 특히 하이브는 그간 확보한 SM엔터 지분의 일부를 카카오의 공개 매수 과정에서 정리해 소수 주주로 남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신고 의무를 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카카오가 26일까지 주당 15만 원에 SM엔터 지분 최대 35%를 확보하려던 공개 매수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금융투자 업계는 플랫폼 강자인 카카오와 국내 최대 K팝 기업 간의 경영권 확보전에 과도한 자본이 투입되자 ‘승자의 저주’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금융 당국이 실패로 돌아간 하이브의 SM엔터 공개 매수 과정에서 카카오 측이 시세조종 등 불공정 행위를 벌였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양측의 부담을 가중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이들 사안이 복합적으로 얽혀 궁지에 몰리자 핵심 관계자들이 10일부터 회동해 이날 합의를 이끌어냈다.
SM엔터도 양측 간 합의를 환영하며 "팬·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도약한다는 미래 비전을 이뤄내고 모든 주주들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