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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중소·벤처·스타트업의 미래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데는 미래의 현금 흐름을 예측해서 현재 가치로 환산하거나 과거 실적을 기반으로 미래 수익을 추측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업의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벤처 투자 시장을 생각해보자. 과거 매출이 없는 스타트업의 가치가 수백억, 수천억 원에 이를 수 있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의 미래를 본 것이다. 이전의 실적과 현재의 자산도 중요하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것은 미래 가치다.

지난 몇 년간 대립 구도로 일관됐던 한일 관계가 최근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6일 일본의 강제동원 피해자 해법 발표에 이어 이달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결정되면서 양국 간 협력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기에는 갈수록 심화하는 탈세계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 급변하는 국제 통상 흐름 속에서 우리 경제의 미래 가치를 고려한 정부의 고뇌에 찬 결단이 담겨 있다.

일본은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 4위 국가다. 중소기업의 일본 수출액은 2018년 100억 달러에서 2022년 109억 달러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고 최근에는 한류의 영향으로 화장품과 소비재, 기호 식품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이는 양국 관계가 경직된 상황에서도 일본 수출 시장을 열기 위해 우리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결과라 하겠다.



이제는 정부도 이러한 노력에 발을 맞춰야 할 시점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일본 수출 및 현지 진출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한다. 미국·중국 등 다른 교역국에 비해 부족한 현지 거점을 추가로 설치하고 일본 시장 환경을 고려한 인증 획득, 유통망 확보 등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일본 정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을 고려해 국내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이 일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한다. 이에 더해 ‘K-CON 한류 행사’와 연계해 우리 중소기업의 제품을 홍보하고 수출 상담회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예정이다.

물론 양국 간 협력 관계를 재구축하는 것과는 별개로 기술 자립과 수출 다변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지난 수출규제 위기 속에서도 불화수소 등 일부 소재·부품·장비 핵심 품목 국산화에 성공하며 우리 기업들은 기술력과 잠재력을 검증받았다. 현장에서는 기술 자립을 이룬 중소기업들에 수출 시장 확대 등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는 기대의 목소리가 있다.

이제 과거만 바라보며 앞으로 나갈 발걸음을 주저하기보다 더 큰 기회를 위한 미래를 구상할 시점이다. 변화된 한일 관계를 기반으로 세계시장에 뻗어나갈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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