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무역금융 공급 규모를 2조 원 늘린다. 한국 경제 '성장엔진'인 수출이 이례적인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자율주행 등 미래차 기술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수출투자책임관회의를 열고 '수출 활성화를 위한 현장애로 해소 및 추가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방안에 조선업, 원자력발전 등 업종별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을 담았다. 한국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역성장한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기 회복의 돌파구인 수출 활력 제고는 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라며 “수출 재반등을 위해 올 상반기 정부의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올해 무역금융 공급을 기존 362조 5000억 원에서 364조 5000억 원으로 2조 원 확대한다. 수출기업이 고금리로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다는 한국무역협회 등 관련 기관 건의를 받아들인 결과다. 이에 산업은행은 이달 중 일정 요건을 충족한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한해 금리를 최대 0.6%포인트 우대하는 2조 원 규모의 신규 무역금융 프로그램을 공급할 방침이다.
정책금융 개선 방안도 마련한다. 정책금융 신청 절차가 복잡해 무역금융 등을 활용하는데 애로가 있다는 건의 때문이다. 정부는 기재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정책금융기관으로 구성된 현장조사팀을 구성해 정책금융 전달 체계 관련 현장 애로를 수렴한 후 다음달 개선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무역금융 공급기관과 무역금융 공급 실적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필요할 경우 추가 지원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자율주행, 수소자동차 등 미래차 핵심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신성장·원천기술로 지정된 기술은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동차 수출 활성화를 위해 선적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가용 선박이 발생할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에 우선 배정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적 자동차 운송사의 운반 여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업계 수요가 있을 경우 국적 자동차 선박의 수송 능력 확충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달 중 조선업 정책금융 지원 강화 방안도 발표하기로 했다. 국내 조선사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RG) 지원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936억 원 규모의 무역보험공사 RG 특례보증 잔여한도 활용을 지원하고 기존 70~85%인 보증비율을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최근 선가 상승률과 글로벌 발주량이 증가하는 점 등을 고려해 산업은행과 수협은행의 조선업 금융 지원도 확대한다.
원전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도 한층 강화된다. 정부는 우선 해외 원전 사업 계약을 체결한 기자재 중소·중견기업에 한해 이행성보증서(AP Bond) 발급을 위한 수출보증보험 조건을 우대해주기로 했다. 해당 기업은 수출보증보험 책정 한도의 1.5배에 달하는 특별지원한도와 최대 100%의 부보율 적용, 보험료 20% 할인 등을 지원 받는다. 정부는 원전 기업이 시중은행 등을 통해 수출 채권을 조기 현금화할 수 있도록 보증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추 부총리는 “수출은 위기 돌파의 핵심 동력”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각 부처 수출투자책임관을 중심으로 소관 품목의 수출 여건을 연중 상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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