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춤하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주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삼성과 LG가 OLED TV로 10년 만에 재격돌하면서 시장의 판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증권 업계에서는 OLED가 대형 TV뿐 아니라 스마트폰·노트북·자동차에도 탑재되면서 관련 소재주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OLED 패널 소재인 폴리이미드(PI) 필름 등을 생산하는 PI첨단소재(178920)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18.51% 급등했다. 같은 기간 솔루스첨단소재(336370)도 43.67% 치솟았고 LX세미콘(108320)(28.45%), 이녹스첨단소재(272290)(12.94%), 덕산네오룩스(213420)(7.03%)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005930)가 10년 만에 OLED TV 시장으로 복귀하면서 소재주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9일 차세대 디스플레이 퀀텀닷(QD)-OLED를 적용한 TV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국내에 OLED TV를 선보이는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수율 문제 때문에 액정표시장치(LCD) TV에만 집중하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OLED TV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자 전략을 수정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LG전자(066570)가 홀로 육성하던 OLED TV 시장이 삼성전자의 참전으로 한층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찬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LCD 패널 가격이 반등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OLED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OLED에 추가로 투자하면 주가도 더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 등 소형 기기 중심으로 소비되던 OLED 패널이 최근 태블릿PC·노트북 등으로도 빠르게 침투하는 점에 주목했다. 내년부터는 애플 아이패드와 맥북에도 OLED 패널이 도입될 예정이다. 자율주행 관련 산업의 본격적인 성장으로 엔터테인먼트 용도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는 점도 호재로 꼽았다. OLED를 활용한 대면적 전장 디스플레이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김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 사업인 노트북·태블릿PC 등 정보기술(IT) 제품 시장이 올 상반기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 안에 북미 완성품 업체들의 생산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 투자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사들은 OLED 산업 전반이 힘을 받는 가운데 소재주들의 실적 전망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녹스첨단소재의 경우 하반기로 갈수록 누적된 교체 수요와 중국 경제 부양책 등의 영향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B금융투자는 이에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 주가를 기존 4만 2000원에서 4만 8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흥국증권은 덕산네오룩스에 대해 “노트북 OLED 패널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43% 증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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