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 GM공장 인수 첫발 뗐다

본계약 앞서 거래 조건서 서명

현지 1위 스즈키 추격 잰걸음

올해 1월 인도 그레이터노이다에서 열린 자동차 관련 행사에서 영화배우 샤루크 칸이 현대차 아이오닉5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1996년 인도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현지에서 외국 자동차 공장을 인수하는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현대차(005380) 재무분석차트영역상세보기는 생산능력을 확대해 현지 1위 업체인 일본 마루티스즈키를 따라잡겠다는 구상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13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텀시트(term sheet·주요 거래 조건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텀시트는 일반적으로 본계약에 앞서 부지·건물·생산시설 등 투자 대상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때 작성된다. 현대차로서는 GM 인도 공장 인수의 첫 발을 뗀 셈이다.



1996년 인도법인을 설립한 현대차가 현지에서 외국 기업 공장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1998년 남부 첸나이에 제1공장을 지었고 2008년에는 2공장을 세웠다. 현재 두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약 76만 대이며 증설을 통해 85만 대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GM 인도 공장을 인수할 경우 현대차의 인도 내 생산능력은 100만 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2020년 가동 중단 당시 탈레가온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자동차 16만 대였다. GM은 지난해까지 중국 창청자동차(GWM)와 공장 매각 계약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인도의 지난해 신차 판매 규모는 472만 5000대로 일본을 제치고 중국과 미국에 이어 처음으로 세계 3위에 올라섰다. 현대차는 현재 인도 시장에서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10% 중후반대의 시장 점유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인도 시장 판매 대수는 55만 2511대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현지화 전략과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현지 1위 마루티스즈키를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