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003550)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한 LG AI 아카데미가 ‘1호 졸업생’을 배출했다. 지난 2021년 문을 연 지 2년만에 이뤄낸 성과다. LG는 매년 5000명 이상의 AI 인재를 배출해낸다는 계획이다.
김향미 LG AI 아카데미 팀장은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AI 인력난의 핵심은 현장에서 당장 쓸 수 있는 인재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빠른 시간 내에 각 조직의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는 리더를 빠르게 육성하겠다”밝혔다.
실제 LG가 AI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도 속도감 있게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는 절박한 목표의식 떄문이다. 김 팀장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부분은 산업 문제 해결보다는 이론 중심”이라며 “AI 기술과 각 산업의 특성에 맞는 도메인 지식이 결합하려면 AI 관련 학과 졸업 후에도 3년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그 공백 시기 때문에 인재난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LG AI 아카데미는 수준별로 4단계로 나눠져 운영되고 있다. AI 기초이론을 배우는 초·중급(Intermediate)과 AI를 활용한 프로젝트 매니저를 양성하는 고급(Advance)과정, AI 핵심 인재 육성을 위한 전문가(Expert)과정, 석·박사 학위 프로그램인 AI 대학원까지 맞춤형 방식이다. AI 기술을 습득하고 싶은 임직원은 외부로 나가지 않고도 자체적으로 수준별 AI 교육과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초·중급 과정은 온라인 강의형식으로 연간 5000명의 계열사 임직원이 수료한다. 코딩테스트를 거쳐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고급과 전문가, AI 대학원 과정은 연간 100·30·20명으로 구성됐다. 고급과 전문가 과정은 실무에 특화된 데이터와 과제를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AI 대학원은 방학 없이 석사 9개월, 박사 18개월 코스로 운영하며 SCI, SSCI급 학술지에 저널을 게재할 정도의 고급 인력을 압축적으로 길러낸다.
LG AI 아카데미의 교육 대상은 이미 실무에 익숙한 임직원이고 주어지는 과제와 데이터 역시 산업 현장과 아주 밀접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계열사 입장에선 외부 기관에 공개하기 어려운 과제나 자료를 상대적으로 쉽게 제공하는 것은 물론, AI를 활용해 오랫동안 풀지 못했던 산업 난제를 해결할 기회도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이는 AI 교육 프로그램의 가장 최상단인 ‘LG AI 대학원’의 연구 주제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LG AI 대학원이 올해 처음으로 배출한 첫 석사 졸업생 5명은 ‘ESS 배터리의 자동 인코더 기반 이상 검출 방법 연구’ 등 실무와 직결되는 연구 주제를 택했다.
이달 LG AI 대학원 석사 과정을 졸업한 주시양 LG에너지솔루션(373220) 선임은 “처음 연구 주제를 정할 때 현업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를 위주로 선별했고, 연구 과정에서도 현업에 계신 분들과 종종 연락하며 필요한 부분에 도움을 드리기도 했다”며 “졸업 이후엔 LG에너지솔루션 미국법인과 같이 AI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인재가 곧 경쟁력’이라는 기조하에 올해까지 총 2000억 원을 투자해 AI 맞춤형 엔지니어 육성 프로그램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LG AI 대학원은 향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교육 수요에 사전 대응하는 의미에서 동시 교육 가능 인원을 올해 30명까지 늘렸고 박사 졸업생도 올해 배출할 전망이다. 김 팀장은 “현재 사내에서만 인정되는 AI 대학원 학위를 외부에서도 인증받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올해 처음 시작한 고급 과정도 실무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각 계열사 현황을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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