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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혼조에도 공포지수 ETF 또 급등

긴축 강화 우려·SVB 파산 악재 겹치자

UVIX, 3일 만에 48.68% 치솟아

금융규제 당국의 예금자 보호 조치로 예금 접근이 가능해진 13일 오전(현지시간) SVB 본사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서 예금 인출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화 예고에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까지 겹치면서 미국 변동성지수(VIX) 상장지수펀드(ETF)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코스콤 ETF 체크(CHECK)에 따르면 VIX 선물지수를 2배 추종하는 ‘2X 롱 VIX 퓨처스(UVIX)’는 전날 6.79% 상승한 24.68달러에 마감했다. 이달 8일 종가는 15.80달러에 불과했지만 SVB가 유가증권을 헐값에 매각했다고 처음 공개한 후 3일 만에 48.68% 치솟은 셈이다. VIX를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VIX 단기선물(UVXY)’과 ‘프로셰어즈 VIX 단기선물(VIXY)’도 10일(현지시간) 16.02%, 10.51% 오른 데 이어 전날에도 각각 6.79%, 3.48% 상승했다.



해당 상품들은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상장돼 있는 VIX의 등락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VIX는 8일까지 19선에 머물렀으나 SVB가 10일 파산 절차에 돌입하자 전날 26.52까지 급등했다. VIX는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린다. 통상 20 미만이면 시장이 안정적인 것으로, 그 이상이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한다.

VIX가 급등한 것은 추가 긴축 전망이 우세해진 가운데 SVB 파산까지 겹치며 시장의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7일 “최종금리가 이전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긴축 강화를 시사했다. SVB는 10일 420억 달러(약 55조 6000억 원) 규모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을 견디지 못하고 36시간 만에 초고속으로 파산했다. 2008년 미국 저축은행인 워싱턴뮤추얼의 파산 이후 미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은행 파산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SVB 사태 여파로 단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오는 14일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5일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주요 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시장이 수긍할 만한 해법을 내놓기 전까지는 높은 변동성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와 연동성이 높아 외국인 매도세가 단기적으로 거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상황만큼 심각하지는 않기 때문에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다음주 예정된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결론이 나면 시장은 전반적으로 다시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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