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일본 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연구 조직을 통합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일본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는 상황을 의식해 현지 반도체의 우수 인력을 포섭하고 연구개발(R&D)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일본 내에 흩어져 있던 반도체 연구 시설을 ‘DSRJ(반도체연구소재팬)’라는 이름으로 통합해 운영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일본 요코하마와 오사카 등에서 복수의 반도체 관련 연구 시설을 운영해왔다. 이를 하나로 합쳐 삼성 요코하마 연구소에 통합 R&D 시설을 마련한 것이 조직 개편의 골자다.
이곳에서는 시스템LSI 사업부가 영위하는 이미지센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모뎀 등을 비롯한 각종 반도체 칩 설계 연구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연구소에서 일하던 현지 임직원에 더해 우수 인력 채용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일본 내 반도체 연구 조직을 통합한 것은 현지에 있는 우수 반도체 연구 인력을 끌어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10일 경기도 화성 사업장 내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해 “앞으로 반도체연구소를 양적·질적인 측면에서 두 배로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일본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는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최근 도요타와 소니 등 일본 대표 기업 8곳이 설립한 라피더스가 홋카이도 지역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 TSMC도 최근 일본 구마모토현에 두 번째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방일을 앞둔 가운데 이번 조직 개편을 기점으로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일본 관련 사업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사업부 사장은 6일 경기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서 일본 소니의 요시다 겐이치로 회장을 만나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 관련 협업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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