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인기 추락시킨 러 전투기…냉전 이후 첫 충돌에 긴장 고조

러 흑해상공서 연료 뿌리고 추월

美 "안전하지 않은 요격" 비판

양측 갈등 확산될라 경계하기도

미군의 무인기 MQ-9의 모습. AFP연합뉴스

미군 무인기와 러시아 전투기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닿아 있는 흑해 상공에서 충돌해 미군 무인기가 추락했다. 냉전 이후 양국의 물리적 충돌로 미군기가 추락한 것은 처음이어서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4일(현지 시간) 미군 유럽사령부는 “러시아의 SU-27기 2대가 흑해 상공 국제 공역에서 운항 중이던 미 공군의 정보감시정찰(ISR) 무인기 MQ-9(사진)을 안전하지 않고 비전문적인 방식으로 차단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오전 7시께 러시아 전투기 1대가 미 무인기에 연료를 뿌린 후 앞질러갔고 두 번째 전투기도 같은 일을 하려다가 무인기 프로펠러에 부딪혔다”며 “이 충돌로 무인기가 부서지며 해상으로 떨어졌으며 러시아 전투기들은 러시아가 장악한 크림반도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국과 러시아는 ‘네 탓 공방’을 벌였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안전하지 않고 전문적이지 않은 ‘요격’”이라고 표현하며 책임을 러시아에 돌렸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미 무인기가 국경 근처를 비행하다 러시아가 출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한 곳을 침범했고 이에 무인기 요격을 위해 러시아군 전투기를 동원했다는 입장이다. 또 전투기들이 실제 무기를 사용하지는 않았고 무인기와 충돌하지도 않았다며 “미국 무인기가 ‘날카로운 기동(급한 방향 전환 등)’을 한 탓에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졌고 얼마 후 수면에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양측은 갈등이 확산하는 것은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 국무부의 캐런 돈프리드 유럽 및 유라시아 차관보는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대사를 초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