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연구원의 인공지능(AI) 휴먼 ‘틸다(Tilda)’의 소개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사이언스파크 연단에 올랐다. 검은색 후드 집업과 청바지, 흰색 운동화 차림이었다. 편하게 MZ세대의 인재들을 만나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구 회장은 틸다가 꿈·미래·사람을 키워드로 그린 그림을 소개하면서 발언을 시작했다. 구 회장은 “LG의 꿈은 사람들의 삶에 행복한 경험을 드리고 상상을 더 나은 미래로 만들어 모두가 미소 짓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꿈을 실현하기 위해 ‘기술과 혁신’,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사람과 인재’가 소중하다. 이는 75년이 넘는 LG의 역사 속에 간직해온 원칙”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이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AI, 바이오, 클린테크, 모빌리티, 신소재 관련 국내 이공계 연구개발(R&D) 인재 400여 명을 초청해 열린 'LG테크콘퍼런스'를 개최했다.
LG테크콘퍼런스는 우수 R&D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LG그룹 계열사의 최고 경영진을 비롯한 임원진이 LG의 기술 혁신 현황과 비전을 설명하는 행사다. 2012년 시작됐다. 행사가 열린 LG사이언스파크는 LG그룹의 R&D 심장부다. 구 회장이 2018년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찾아 R&D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곳이다. LG는 이번 행사에 참석한 인재들이 LG의 기술과 회사를 접하면서 ‘나’를 발견하고 ‘미래’를 찾기 바란다는 의미를 담아 올해 슬로건을 ‘파인드 유어셀프, 파인드 유어 퓨쳐(Find yourself, Find your future)’로 정했다.
무대에 오른 구 회장은 “여러분이 꾸는 꿈의 크기가 미래를 결정한다”며 “꿈과 성장에 대한 고민이 더 큰 열매로 맺어지길 항상 응원하며 그 여정에 LG가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LG는 학생들에게 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블록체인, 스마트 팩토리 등 총 26개 분야 기술 세션을 마련했다. LG의 기술 상용화 사례와 함께 설명하면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학생들이 각 계열사 연구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네트워킹 세션 시간도 있었다. 테크 세션에서 발표자로 나섰던 각 계열사 연구원들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에게 다가가 진로에 대한 고민을 경청하고 조언했다. 행사에는 구 회장 이외 권봉석 ㈜LG COO(부회장),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대표를 비롯, 각 계열사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최고인사책임자(CHO) 등 최고 경영진이 참석했다.
구 회장이 기술 인재 확보에 직접 팔을 걷은 것은 최근 업계 전반에서 고급 엔지니어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취업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최근 채용 공고 수에 비해 지원자 수가 가장 부족한 직무는 ‘정보기술(IT) 개발 및 데이터(41.8%)’로 꼽혔다. 기업들이 10명의 IT 엔지니어를 원하더라도 채용 시장에서는 단 4명의 지원자만 있다는 의미다.
더욱이 LG그룹은 배터리, 전기차 부품, 소재 사업 등 미래 자동차 분야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 확대는 물론 신사업 발굴을 위해 더 많은 기술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 구 회장도 LG R&D 설비를 둘러보거나 경영진을 만날 때마다 고급 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6월 구 회장은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 LG화학 R&D 연구소를 방문해 임직원에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R&D 투자 규모와 속도를 면밀히 검토하자”며 “훌륭한 기술 인재들이 많이 모일 수 있도록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채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같이 고민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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