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었던 통영에코파워가 780억 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에 성공했다. 대표 주관사인 하나증권이 이례적으로 지급 보증을 서며 채권 신용 등급을 높인 게 주효하게 작용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통영에코파워는 이날 3년 만기 회사채 780억 원 발행을 위한 청약을 진행해 물량을 모두 채운 것으로 파악됐다. 발행 금리는 연 4.95%다.
이로써 통영에코파워는 설립 이후 네 번째 시도 끝에 회사채 발행을 정상적으로 마쳤다. 앞서 지난해 7월 최대 주주인 HDC(012630)를 지급 보증인으로 세우고 12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려 했지만 전량 미매각이 났다. 또 2대 주주인 한화에너지를 지급 보증인으로 세워 780억 원 조달에 나섰지만 겨우 10억 원의 매수 주문만 들어왔다. 지난해 10월 한화에너지가 한번 더 보증인으로 나서 51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지만 역시 단 한 곳의 기관투자가도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았다. HDC 주요 자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붕괴 사고 악재와 레고랜드발(發) 채권 시장의 신용경색 사태 등이 겹친 탓이다.
IB 업계에서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로 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증권의 높은 신용도가 원활한 발행을 도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발행에는 통영에코파워의 최대주주인 HDC가 원금 상환과 이자 지급 등을 보증한 데 더해 하나증권도 연대보증을 섰다. 신용도가 높은 증권사나 은행 등이 발행사의 원리금 지급을 보증할 경우 보증 사채로 분류돼 수요예측을 실시하지 않아도 된다. 기존 통영에코파워 회사채들을 ‘A’급 비우량채로 분류했던 신용평가기관들도 이번 발행에서는 하나증권의 연대보증을 고려해 ‘AA’급 우량채로 평가했다.
통영에코파워는 조달 자금 전액을 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 발전소 건설을 위해 HDC로부터 빌린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2013년 설립된 통영에코파워는 HDC와 한화에너지, 한화 건설부문이 각각 60.5%, 26.5%, 13%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현재 통영 안정국가산업단지 내에 1012MW 규모 가스발전소 1기와 20만 ㎘급 LNG 탱크를 건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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