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영(사진)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 사장이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민간기업으로의 매각설을 전면 부인했다. 강 사장은 2050년을 내다보며 세계 7위 방산 기업을 만들기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도 밝혔다.
17일 강 사장은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수요자(인수하려는 기업)가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하지만 현재 KAI 실적이 좋고 최대주주인 정부도 (KAI가) 잘하고 있으니까 놔두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특히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미 갈등 등이 이어지는 상황인데 항공우주와 같은 국가 안보 전력을 민간에 쉽게 넘기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임직원 대부분도 민간 매각에 반대하는 상황”이라며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AI의 대주주는 지분 26.4%를 보유한 수출입은행이며 2대 주주는 국민연금(9.9%)이다. 정부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지 매각할 수 있지만 현재 우량한 이익을 내고 있고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굳이 매각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강 사장은 대신 대대적 투자가 포함된 장기 성장 전략을 이날 간담회에서 밝혔다. 앞으로 5년간 연구개발(R&D)에 1조 5000억 원을 투자한다. 미래 기술에서 앞서가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기반으로 2050년 매출 40조 원을 달성하고 글로벌 7위 항공우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강 사장은 올해 KAI의 매출 전망치로 전년 대비 35.7% 늘어난 3조 8000억 원, 수주는 다소 줄어든 4조 5000억 원을 제시했다. 2025년에는 매출 4조 1000억 원, 수주 10조 4000억 원 달성이 목표다. 강 사장은 “중장기 수주 확대와 신규 사업 추진으로 KAI는 2050년 매출이 40조 원에 이르면서 전 세계 항공우주 기업 중 ‘톱7’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가 미래 방산을 위해 투자하는 분야는 △차세대 무기 체계(6세대 전투기) △수송기(친환경 항공) △차세대 고기동헬기 △민·군 겸용 AAV △독자 위성 플랫폼, 위성 서비스 △우주탐사·모빌리티 및 활용 솔루션이다.
강 사장은 이 같은 미래 방산에서 글로벌 경쟁사보다 다소 늦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비록 경쟁 국가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미국에 이어 유일하게 5세대 차세대 무기 체계 플랫폼이 있는 KAI가 이를 개량해 6세대로 넘어가는 기술을 신속히 개발하겠다”고 했다.
미래 방산뿐 아니라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대규모 수출 낭보도 곧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 사장은 “현재 이집트와 46대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며 많게는 100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면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시장에서도 좋은 소식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는 미국 훈련기 시장에 전사적인 공을 들여 수주를 따낸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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